올해 매일신문사가 공모한 제14회 '여성생활체험기'에는 콧등을 찡하게 하는 감동과 가슴저미는슬픔이 있는가하면 읽는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는 순박하고 따스한 삶,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 등이 씨줄날줄로 짜여져 있다.
모두가 한편의 드라마이다. 인생의 무대에서 펼치는 꾸밈없는 삶의 이야기….
이번 공모에 들어온 64편의 생활체험기들은 이전에 비해 소재면에서 훨씬 다양화된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여성생활수기'라는 이름으로 이어진 12회때까지가 힘겨웠던 시집살이나 남편의바람기, 가난 등으로 인한 고생담이 주류를 이룬 최루탄식 내용이었던데 비해 이름을 바꾼지 2년째인 올해의 '여성생활체험기'에는 자원봉사, 환경문제, 생명존중, 투병기, 내집마련, 장애아동돌보기, 외국생활 체험기 등으로 한결 소재의 범위가 넓어졌다. 그런만큼 건강한 웃음과 사랑나누기,현실극복의 의지, 삶의 질을 높이려는 자세 등 밝고 긍정적인 내용이 많아졌다.최우수작에 뽑힌 박옥순씨(대구시 달서구 감삼동)의 '진달래꽃 필 무렵'은 40대초의 중년여성이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가없이 말기 암환자들을 돌보는 호스피스 봉사를 통해 자신이 거듭나는 과정을 아름다운 필체와 뭉클한 감동으로 그려냈다.
우수작 2편중 송재선씨(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의 '버스 토큰 마흔개'는 어느날 갑자기 생활고에부딪치게된 중년여성이 서적외판원으로 일하면서 겪은 냉정한 현실과 이를 통해 강한 생활인으로변모하는 내용을 그렸으며, 역시 우수작인 이정숙씨(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의 '부엌에서 발견한불국사'는 시고모님을 통해 요즘 젊은 여성들이 지나치기 쉬운 부엌살림의 지혜와 인생에 대한폭넓은 시각 등을 잔잔한 문체로 말해주고 있다.
3편의 입선작중 이삼연씨(대구시 서구 비산7동)의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는 다섯차례의 뇌종양수술에도 놓치지않은 강인한 생명력을 그렸으며, 이정이씨(경북 영덕군 창수면)의 '농촌주부일기'는경기도여성이 경상도농촌으로 시집와 사투리때문에 겪은 실수담과 농부의 아내로서의 삶의 애환을 시종 유머러스하게 펼쳐나갔고, 60대 할머니인 하달경씨(대구시 동구 신암1동)의 '아름다운 향기'는 건전만화방을 운영하기 위한 고집과 잘못된 세태, 청소년생활교육에 대한 기성세대로서의책임감 등을 설득력있게 나타냈다.
선정작에는 들지못했지만 초등학교 동물사육장을 맡은 여교사와 어린 학생들의 생명사랑을 그린'사육일기'나 아기때문에 전셋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내쫓긴 한 가족이 피나는 노력끝에 번듯한집을 짓게된 '위기라는 기회', 공부 잘하던 아이의 갑작스런 자진퇴학과 독학으로 인한 충격을 다룬 '탯줄을 끊어라', 고졸자의 콤플렉스를 딛고 일어서는 '고졸-좌절은 없다' 등 다양한 소재로자신의 삶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린 작품들이 많았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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