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09-23 00:00:00

10대 청소년들의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최근 급증추세이다. 이들이 미래사회의 주인공이란 관점에서 더욱 걱정스럽고 안타깝다. 물론 현실극복의지가 나약한 심성의 일면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사회가 처한 물질만능주의 출세제일주의등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측면도 있다. 1등을 못해 죽고 일류대학을 못갈 성적이라 죽음을 택하는 것도 결국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돈과 출세의 잣대에 의한 가치관 앞에 좌절한 것이다. 돈이라면 무슨 짓이라도 해야하는 이세태가 결국 나약한 청소년들을 앞으로도 얼마나 더 희생시킬지 정말 걱정스럽다. 대구 달서구의 한 중학생 소년가장의 자살원인은 너무 의외라 충격적이다. 그가 투신자살한 직접동기가 어머니가 진 빚으로 심한 독촉 등쌀에 견디다 못한 때문이란 그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더욱 큰 파문을일으키고 있다. 어린 두형제를 먹여 살리려고 빚을 내 차린 식당이 여의치 못해 결국 파산한 어머니가 가출하자 빚쟁이들이 세상물정 모르는 16세의 중학생아들을 들볶아댔다는 것이다. 매일찾아와 집안을 뒤지고 갖은 욕설과 협박을 해대는 통에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고 컴퓨터에 유언을남겼다. 어머니의 동정을 삐삐로 매일 매일 보고하라는 그 빚쟁이가 그렇게 밉고 두려웠다고 했다. '세상엔 돈과 폭력이 난무하며 돈만 있으면 사람도 죽일 수 있다. 힘없고 돈없는 사람은 늘못산다…내가 죽으면 동생(12세)이 그들에게 시달리며 어떻게 살지 걱정이 돼 죽음을 몇번 망설였다…이젠 그들 빚쟁이들에게서 영원히 도망갈수 있는 길을 택한다' 그가 남긴 이 유서내용은참담하다 못해 분노를 감출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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