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어제와 오늘(9)

입력 1997-09-20 14:34:00

오키나와를 방문했을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순수한 자연을즐기기 위해서는 사실 오키나와본섬보다는 주변에 흩어진 작은 섬으로 가야한다. 오키나와현은 48개의 유인도를 포함 1백60개의섬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는 인간의 손때가 크게 묻지 않은 원시그대로의 섬과,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섬들이 늘려있을 뿐 아니라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한 투명한 바다가 2백60여종의 다양한 산호초와 함께 다이버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섬들을 일일이 방문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오키나와 관광당국에서는 섬과섬을 연결하는 본격적인 선박 크루즈를 준비하고 있다. 또 각 섬의 여객선 터미널 등 인프라'정비를 위한 지원시책도 검토가 거듭되고 있다.

오키나와 관광루트는 현청 소재지인 나하시를 중심으로한 섬 남부지역의 태평양전쟁 격전지와 수리성 박물관 등 역사탐방, 미군기지 주둔으로 미국화한 중부관광지구, 아열대 자연속에 해양리조트 지역이 많은 북부자연지구등이다. 여기에다 주변의 섬들을 둘러본다면 더욱 완벽한 여행이 된다.

나하시를 포함해 오키나와 전체를 대략보려면 넉넉잡아 4~5일은 걸린다. 그러나 교통비를 절약하기 위해 일본 규슈에서 여객선으로 왕복할 경우 1주일은 잡아야 한다. 한국에서 오키나와로 가는항공편은 현재 아시아나 항공이 서울~나하 국제공항간을 주 3편 운항하고 있다.오키나와 노선의 탑승률은 항공관계자에 의하면 첫 취항한 92년에는 40%였으나 매년 10%씩 늘어나 96년에는 70~75%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오키나와 양측에서 상호 방문자가 늘어난 이유도 있으나 서울공항을 경유해 미국, 호주 등으로 가는 이용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일본 본토와 한국 대만 등지에서 는 연간 약 3백45만명의 관광객이 오키나와를 찾아 들고 있다.관광수입도 3천5백억엔을 돌파해 현당국자는 물론 항공, 여행관계자들을 고무시키고 했다. 그러나외국관광객들이 조금씩 줄고 있다는 사실이 걱정이다. 가장 많은 숫자를 점하고 있는 대만인은91년 15만6천명에서 95년에는 10만명으로 감소했다. 한국인도 94년에는 4천7백여명이 방문했었으나 95년에는 3천7백명으로 줄었다.

항공회사 직원들은 국제공항의 시설낙후를 관광객감소의 주요이유로 들고 있다. 터미널이 좁고화물을 찾는 턴테이블도 한개밖에 없어 비행기가 한꺼번에 도착하면 더욱 혼잡해 진다고 관광객들은 불만이다. 이와함께 항공요금이 비싼 점도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행정규제 완화와 함께 노비자 제도의 도입과 신규 노선의 취항이촉진되면 항공운임이 인하돼 관광객의수가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하시를 방문하면 사람들은 우선 곡쿠사이 도오리(國際通)라는이름이 붙은 번화한 거리를 둘러보게 된다. 오키나와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쇼핑거리이다. 이 거리와 연결된 국제시장 1층에는 어물전이 있는데 섬지방이어서 인지 싱싱한 횟감들이 눈길을 끈다. 몇마리를 골라서 구입할때값을 흥정해서 깎을 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우리나라와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구입한횟감들은 2층에 있는 10여곳의 대만풍 대중식당에서 회를 떠준다. 이곳에서는 오키나와 지역에서만 나오는 오리온맥주와 아와모리라는 소주가 나온다. 오키나와 서민들의 삶을 느낄 수 있다.아름다운 해변에 자리잡은 리조트 호텔들은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시설들이지만 비용이 만만찮다. 그러나 잘 찾아보면 비즈니스 호텔, 유스호스텔, 민박 등 약간은 저렴한숙소도 발견할 수 있다.

오키나와를 방문할 때 발리섬처럼 단순한 리조트 감각만을 찾을 수도 있겠으나 비극적 역사속에남아있는 본토에 대한 저항감이나 해양무역 왕국의 명성을 다시 찾고 싶어하는 오키나와인들의국제적 감각을 느껴보는 것도 의미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도쿄.朴淳國특파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