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침투사건으로 피해를 많이 본 대한민국 군장병들과 희생자유가족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사죄드립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은 생을 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1년전인 지난해 9월18일 잠수함을 타고 강릉 앞바다로 침투한 무장공비 26명중유일하게 생포된 이광수씨(32·당시 계급 상위)는 18일 오후 서울 덕수궁에서 기자들을 만났다.재색 양복 차림에 생포당시보다 얼굴이 많이 희어져 나타난 이씨는 지난 1년 동안의 남한생활에대해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철저하게 속고 산 것을 알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지난 7월 정부가 발행한 주민등록증을 받고 드디어 대한민국 사람이 됐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기뻤습니다. 처음에 잘 몰랐던 남한 사람들의 말도 이제는 거의 이해하게 됐구요"기자들의 질문에 '바쁘다(어렵다)' '따분하다(곤란하다)' 등 북한식 말투를 여전히 쓴 이씨는 북한사람 티를 어느 정도 벗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이씨는 "무고한 사람들을 많이 죽였는데도 살려주고 따뜻하게 대해줘 정말 감사하다"며 "강연 등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남한 주민들에게 올바로 알려 평화통일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지난 1년간 남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둘러보고 헛살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는 이씨는 또 "김정일에게 속아 산 것이 너무 억울하다"며 "남한의 참 모습을 못보고 죽어간 동료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6월 현충일을 맞아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부상한 군 장병과 희생자유가족들을 만나사죄하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며 요즘에는 남한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신문과 TV를 열심히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주선으로 한 가정을 방문, 남한에서 첫 추석을 보낸 이씨는 "세살바기아들 등 북에 두고온 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하루빨리 통일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순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너무나 평화스러운 남한은 간첩들이 활동하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자신이 타고온 잠수함이 좌초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하느님이 노해 벌을 내린 것 같다며 이같이말한 이씨는 "북한은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대남적화를 위한 공작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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