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것은 외환·금융시장불안해소에 큰 기대를 걸게하는 것이다.이미 산업은행의 외화채권발행이 성공한데 이어 유럽의 유수한 은행인 SBC워버그은행이 우리정부의 요청에 따라 단기자금과 중장기자본거래를 합쳐 현행거래한도의 50%%이상을 추가로 늘려자금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보·기아사태이후 외국금융기관들이 우리금융기관에 대한 대외신인도하락평가에 따라 자금공급을 축소·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였던 지난 7월이후의 상황에 비추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수 없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겪고있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위기가 아니다'는외국경제전문가들의 진단과 추석이후의 경기회복을 전망하는 일부 국내연구기관들의 예측은 이같은 외화차입난해소조짐과 더불어 더욱 희망적이다. 이를 계기로 외환위기를 완전히 벗어나고 현재의 수출신장세에 가속을 붙여 경기회복과 대외신인도제고를 기대하고 싶다.
그러나 워버그은행은 크레디트라인 확대를 결정하면서 "한국경제가 일시적인 어려움은 겪고 있지만 경제체질이 양호하고 정부의 대응도 적절한만큼 곧 회복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한국계은행과금융거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한것은 음미할만한 내용이라 하겠다. 한국의 기초적 경제체질은양호하다고 치더라도 '적절한' 정부의 대응이 이제야 평가받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상당기간 '시장경제 논리'나 우리경제 현실에 대한 터무니없는 낙관론 때문에 외환위기가닥친후에야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대외지급보증, 증권시장의 외국인투자확대허용등의 대책이나옴으로써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까지 덮어쓰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한마디로 외환정책에 대한 실책과 실기라 할 수 있다. 지금도 외화차입난이 풀릴 전망이긴하지만 산업은행의 경우 차입금리가 기아사태이전보다 높다는 점은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할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한 과제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외환위기의직접적 계기가 되었던 기아사태가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또한 부도유예기간이 끝난 진로그룹을 비롯한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처한 도산위기에 따른 해결책이 외화차입난의 완전해소에 부담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정부가 우리경제의 신인도높이기를 위해 강경식 부총리를 비롯 정부당국자들이 경제외교에 나서고 있는 것은 평가할만한 일이나 그것만으로 해결된다고 보아서는 안된다. 기아사태의 해결등 도산위기의 재벌그룹들의 처리에서 국민경제에 더이상 큰 충격을 주지않도록 순리적으로 매듭짓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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