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도 김대중총재 가장 유리

입력 1997-09-14 14:24:00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대선레이스가 5자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대선판도는 일단 국민회의 김대중총재가 가장 유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김총재에게 험난한 길이 적지 않게 도사리고 있겠지만 어쨋든 해방후 첫 수평적 정권교체의 길은 열려있는 셈이다. 그러나 김총재가 호남지역출신이고 3김시대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면에서 여러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정권교체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대표든 조순(趙淳)민주당총재든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든 이들도 상황에 따라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무소속의 박태준(朴泰俊)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거취를 묻는 자리에서 "지역민들의뜻을 고려하겠다"고 답하고"그러나 이나라를 이렇게 망쳐놓은 여당이 다시 집권하겠다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고 어렴풋이 나갈길을 시사했다. 이는 곧 현재의 집권당과는 손을 잡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처럼 국민회의와 자민련,민주당은 두말할 것도 없고 무소속의 박의원도 정권교체의 필요성을역설했다.

지역출신 자민련의원인 박준규(朴浚圭)의원과 박철언(朴哲彦)의원도 같은 주장을 펴며 이를 위해야권 후보단일화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박준규의원은 DJ지지선언할 때 지역갈등 해소를 하나 더 보탰다.

국민회의 박지원(朴智元)총재특보는 "선진국에서도 정부가 이정도 실정했으면 벌써 정권이 교체되었을 것 "며 분명한 정권교체의 귀착사유가 됨을 강조했다.

사실 정가에서도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지만 김총재라는 특수인물때문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최근 민심은 극심한 경제난때문인지 한번바꿔보자는 기류가 강한 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신한국당의 입장은 조금 다른 듯하다. 현재 나라사정이 어려운 것은 이해가 가지만 정권교체는 사회를 더욱 혼란에 빠뜨린다는 것이다. 특히 DJ로의 정권교체는 상황을 더욱악화시킬 게 뻔하다는 논리다·새 인물에 대한 갈망도 높다.

경북지역의 모의원은 "김총재로의 정권교체는 과도기없이 바로 호남내지 야당으로의 권력으로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며 우리나라의 위기는 심화될 것"이라며 정권재창출의 불가피를 역설했다. 이 인사는 최근 사석에서 "다른 후보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DJ만은 되어서는 안된다"며 톤을 높였다. 모의원도"야당출신 대통령의 폐해를 이만큼 보았으면 되었지 또 한번 실패를 해야겠느냐. 구시대정치를 의미하는 3김시대가 이번에는 꼭 청산되어야 한다"고 흥분했다.

실제로 보수층과 영남권의 DJ에 대한 거부감은 아직 상존하고 있다. 최근 고위공직에서 물러난여당의 모지구당위원장은 "그동안 서러움을 받아온 호남출신 관계인사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며 다소 우려를 표명한 뒤 "실제로 관계내에 영남권출신등이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여당인사들도 국가를 위기에 빠뜨린 책임을 져야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소 궁색한 변명들이다.

대구지역의 모의원은 좀 다른 논리를 폈다. 그는"사실 우리나라는 대통령 한사람이 마음대로 통치하는 나라인데 이번 정권때는 김영삼대통령의 국정운영 미숙때문에 어려운 일이 있었지·우리집권여당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항변했다. 자민련 일각에서도 국정에 실패한 김대통령과 민주계를 뺀 여당세력과 제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정권교체가 될지, 되더라도 누구에게로 될 지 아니면 집권여당의 정권 재창출로 끝날지 그것도아니면 또다른 정치제도가 만들어질지 이는 국민의 선택에 크게 달려 있다. "여당도 야당할 때도있고 야당도 여당할 때가 있는 게 정상이 아니냐. 이는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한 신한국당 이상득(李相得)의원의 말이 의미심장한 시기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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