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수녀 장례식 이모저모

입력 1997-09-14 14:56:00

"'인간 생명의 존엄성'큰 가르침 남기고"

○…인도와 전세계인들은 13일 빈자와 병자들을 위해 한평생을 바친 성녀(聖女) 테레사 수녀의마지막 가는 길에 커다란 아쉬움과 존경을 담아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테레사 수녀의 유해는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6시30분)께 그녀가 47년동안 가난한 사람들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온 캘커타 사랑의 선교회 본부가 있는 수녀의 집 (마더하우스)에 안장됐다.

가톨릭교회관계자, 수녀등 특별초청된 10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식당으로 쓰이던 수녀의 집 한방에 그녀의 시신이 안장된 직후 건물 밖에서 32발의 조포가 울려퍼졌고 4명의 인도 육군 나팔수들이 장례나팔(Last Post)을 불었다.

이날 구슬픈 비가 내린 캘커타 시내에는 종교의 벽을 넘어 1백50만명의 추모객들이 운집했고, 또수십억의 인류가 TV를 통해 장례식을 지켜봤다.

캘커타 네타지 경기장에서 인도 국장으로 엄숙히 거행된 장례식에는 대통령과 왕족뿐 아니라 그녀가 평생 돌봐왔던 가난하고 병든 빈민 6천명이 특별 초청돼 고인을 애도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이 대신 읽은 메시지를 통해 고 테레사 수녀는 종교와 인종의 차이를 넘어 우리 모두에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축복된 일 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주었다 고 그녀의 업적을 치하했다.

소다노 추기경은 교황의 메시지 낭독후 강론에서 그녀가 전세계인들에게 전한 가장 큰 가르침은아마 인간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일 것 이라면서 태아에서 무덤에 이르기까지 어떤 상황에 있든모든 인간생명은 존귀한 것 이라고 강조했다.

장례식에는 나라야난 인도 대통령, 존 프레스콧 영국부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 대통령 부인, 벨기에.스페인.요르단 왕비 등을 포함한 전세계 23개국 3백여명의 조문사절들이 참석, 그녀의 관앞에헌화했다.

빅토리아기념관, 파크스트리트등을 거쳐 네타지경기장에 이르는 9㎞의 가도에는 빈부와 종교를초월한 추모객들이 모여들어 테레사수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냈으며 장례행렬에는 수녀가 생전에 아꼈던 장애자.나환자.고아.부랑자 등이 뒤따랐다.

○…회교.힌두교 등 여러 종교집단 대표들이 한목소리로 테레사 수녀의 죽음을 애도해 장례식장은 보기드문 종교 초월의 장이 되기도.

힌두교도를 대표한 사티나쓰 고쉬 산스크리트 연구소장은 영혼은 죽을 수 없으며 파괴될 수도없다 면서 테레사의 영혼이 영원한 천상의 기쁨속에 머물기를 기원한다 고 추모.조로아스터교의 아류인 파시교단의 대표 아디 바푸지 라바디는 그녀의 삶은 파시교의 성서에 나오는 선한 생각, 선한 말, 선한 행동 이라는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며 찬사.또 회교도중 시크교를 대표한 파라브조트 싱은 우리 모두는 테레사 수녀와 같은 성인과 함께 살아온 것에 감사해야 한다 고 말하기도.

불교도를 대표한 수드흠말란캄은 세상의 모든 것은 덧없는 것 이라면서 테레사 수녀가 영원히살기를 기원한다 고 헌사.

○…테레사 수녀의 장례식에서 캘커타 대주교가 기도문을 낭독할때 뭄바이 대주교는 시신에 성수(聖水)와 향(香)을 발랐으며, 그녀의 영혼을 신에게 맡긴다는 기도문 대목에서는 사랑의 선교회수녀 1백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내곁에 머무소서 라는 찬송가를 합창.

캘커타 대주교는 기도문 마지막 대목에서 테레사 수녀를 캘커타 시민의 곁으로 보내준 신의 영광을 찬미.

○…테레사 수녀를 추모하기 위해 나온 캘커타 거리의 수많은 인파속에 섞여있던 한 맹인 힌두교걸인은 테레사를 이 세상의 여신 이라고 표현.

날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다는 42세의 이 걸인은 친구에게 얘기를 듣고 그녀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면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손을 들고 기도를 드렸다 고 말했다.

○…성녀 테레사 수녀가 평소 사용했던 개인소지품들이 캘커타의 수녀의 집 (마더 하우스)안의유품전시관에 보존, 전시된다.

사랑의 선교회 본부는 테레사 수녀가 평소 생활하고 장례후 유택이 마련된 수녀의 집 안에 유품전시관을 만들고 이곳에 펜과 2벌의 사리(인도 여성들이 두르는옷)와 일기장, 묵주, 성경 등 개인 소지품들을 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 당국은 수녀의 집 을 사적으로 선포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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