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정치권 황금연휴

입력 1997-09-13 00:00:00

덕담을 나누며 고향 정취에 젖어들 수 있는 한가위조차 정치권은 그냥 놔두지 않고 있다. 연말대선을 겨냥, 상대당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이른바'추석 대공세'를 벼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대변인들끼리의 설전이 아니라 귀향길 당원들을 총동원한 백병전이다.

신한국당의 경우'진실은 이렇다'는 제하의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 공격책자를 전국 2백53개전 지구당에 배포, 추석연휴동안 대민용 홍보자료로 삼을 작정이다. 귀향선물로 DJ를 흠집내라는특명을 떠맡긴 셈이다. 내용도 원색적인 인신공격으로 가득찼다. 특히 김총재가 지난 14대 대선직후 정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복귀하기까지의 발언론도 다시 끄집어 내 "DJ에게는 거짓과진실이 따로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형편에 따른 상황논리 전개만 있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색깔론 시비도 빠지지 않았다.

이 책자는 한술 더 떠 이회창(李會昌)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인신공격성 비방폭로전을 지양하자고 제의한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난뒤부터 배포되기 시작했다. 그의 제의가 무색해짐은 물론 저의조차 의심받아야 할 지경이다.

당은 또한 자민련측이 이대표 아들 병역면제 문제를 계속 시비걸고 있는데 맞대응, 김종필(金鍾泌)총재 가족들에 대한 의혹도 제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야권의 이대표에 대한 비난도 무차별적이다. 특히 자민련은 9월 당보에 '이회창을 검증한다'는 2쪽짜리 특집란을 통해 변호사 수임료 탈세의혹과 며느리 본관변경 등 모두 9개항의 의혹을 제기,당원들의 대대적인 홍보를 독려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까지 여과없이 게재한 듯하다. 모재벌의 경선자금 지원설에 대해선 아예 사실로 단정한 듯 양심선언을 하라고까지 몰아세웠다.국민회의도 겉으론 인신공격을 자제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차하면 가담할 수 있다는 태세다.이달 당보가 자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당원 홍보란엔 이대표 아들의 병역문제가 버젓이 들어있다. 때문에 김경재(金景梓)홍보위원장이 비난전을 삼가하겠다고 밝히면서"이대표에 대한 공격적 내용은 아주 다양하고 많이 갖고 있지만…"이라고 한 단서에오히려 주목되는 것이다.

〈徐奉大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