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TK의원 흔들린다

입력 1997-09-12 14:26:00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이 조건부 탈당후 DJ지원 의사를 밝힌 이후 자민련내부는 벌집을쑤셔 놓은 듯 술렁이고 있다.

특히 자민련 TK의원들이 받은 충격은 도를 더하는 것같다. 아직까지는 후보단일화 지지의사를밝히는 것만 해도'DJ지지파'로 분류돼 곤욕을 치르는 마당에 지역출신 원로정치인이 DJ지원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자 곤혹스런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TK의원들은 이 때문인지 대부분 박고문 발언에 대해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정서와향후 대선정국의 변화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쪽이 대다수다. 하지만 박고문이 야권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DJ지원 발언을 내놓고 선수를 치고 나오자 각자 득실 계산에 분주하다.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박고문이 의외로 일찌감치 DJ지원 의사를 밝히고 나오자 다소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박부총재는 박고문의 발언을 확인하고 난후 11일 박태준(朴泰俊)의원과 자신을 지지하는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을 만나는 등 독자적인 방향모색에 분주하다.

그는 후보단일화를 위해 9월말까지는 음양으로 노력하겠지만 후보단일화가 안될 경우 지역출신원내외위원장들과 지역여론 등을 고려해 10월초쯤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일단 박고문에 동조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와 박구일(朴九溢)의원도 박고문 발언파문이후 회동을 갖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김부총재와 박의원은 박고문이 후보단일화를 지지하면서 탈당을 한다 하더라도 자신들과 함께 하지 않을 경우 큰 세를 얻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의원이 자신들의 독자행보를 위한 시기선택의 연기를 제안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정무(李廷武), 안택수(安澤秀), 이의익(李義翊)의원 등 후보단일화 반대파도 박고문 발언파문을예의 주시하고 있다. 박고문 발언이후 후보단일화 입장이 대세를 이룰 경우 자신들도 모종의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정무의원은 "한번 맺은 인연은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냐"며 아직은 JP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과는 별도로 김종학(金鍾學)의원은 JP적극지지론자로 박고문 발언에 발끈하고 있으며 박종근(朴鍾根)의원은 자신과 박고문이 인척관계인 점을 의식한 탓인지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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