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평면에 화단을 옮긴듯…"
책갈피에 수줍은듯 숨어 있는 노란 은행잎, 아기손같은 단풍잎….
우연히 책장을 넘기다, 마른 이파리나 작은 꽃들을 만나 문득 옛추억에 잠겨본 그런 경험들이 한두번씩 있을 것이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라는 대중가요가 아름다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가을, 자잘한 꽃이나풀들을 이용해 계절의 향취를 담뿍 담은 추억만들기를 해보면 어떨까.
압화(壓花) 또는 프레스화라고도 불리는 눌림꽃은 꽃이나 풀을 말려 종이위에 붙여 장식물을 만드는 공예이다. 작은 평면에 자연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분위기가 앙증맞으면서도 넉넉한 여유감을 갖게 한다. 만들기도 어렵지 않다.
압화는 일본에서 대중적인 취미생활로 보급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가을에 방문 창호지를 새로 바를때 문고리 양켠 창호에 곱게 눌러 말린 국화잎이나 단풍잎을 붙여두는 멋을 즐기곤 했다.
오래전부터 취미삼아 압화액자 등을 만들어 친구나 주변사람들에게 즐겨 선물하는 꽃꽂이전문가송영주씨는 모두들 너무 좋아하죠. 작은 것이지만 이것만큼 정성스럽고 멋진 선물도 많지 않을겁니다 고 말한다.
압화는 꽃잎이나 이파리가 작고 얇은 것일수록 원래 모양대로 예쁘게 눌려진다. 꽃송이가 비교적큰 원예용 꽃보다는 산야의 야생초화류가 더욱 운치있다.
요즘같은 가을철엔 쑥부쟁이, 두메달맞이, 짚신꽃, 좁쌀꽃, 오이풀, 무릇, 벌개미취, 패랭이꽃 등이계절의 정취를 더해주는 소재이다.
압화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물기를 닦은뒤 책갈피에 모양을 살려 곱게 끼우기도 하고 입자가 고운 강모래를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린뒤 상자에 모래 한켜(평평하게), 꽃 한켜 식으로층층이 담고 맨위에 벽돌 등을 얹어 누르면서 말리기도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실리카겔(화공약품상에서 구입)을 한번 볶아서 식힌뒤 네모난 통의 맨 밑바닥에 두툼하게 깔고 실리카겔로 인해 소재가 울퉁불퉁해지지 않도록 구멍이 숭숭 뚫린 양철망 또는 두꺼운 마분지를 놓고 그위로 스펀지, 화장용 종이, 꽃의 순서로 층층이 얹고 다시 스폰지, 종이, 꽃의 순서로 몇겹씩 켜켜이 얹은다음 두껑을 덮고 벽돌로 눌러둔다. 전기를 이용한 압화용 기구 등도 나와 있으나 대개 수입품이다.
2~3일 지나 소재를 꺼내보아 빳빳하게 잘 눌리고 바짝 말려져 있으면 두꺼운 마분지를 크기대로잘라 말린 소재를 본드로 붙여(위, 중간, 아래 세부분으로) 액자에 끼우기도 하고 카드로 사용할수도 있으며 부채에 붙여 벽장식품을 만들 수도 있다. 몇년지나면 변색되는데 코팅을 하면 가치는 좀 없어보여도 변색은 더디게 된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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