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처음으로 특수학교 학생들의 학예발표회가 열린 9일 어린이회관 꾀꼬리극장. 8백명이 넘는관객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대구시내 8개 특수학교 1백10여명의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 올 여름을 통째로 무대준비에 바친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함을 넘어 엄숙하기까지 했다.발표회의 첫 순서는 성보학교 지체부자유 학생 19명이 펼친 합주. 멜로디언과 실로폰·북·탬버린 등으로 구성된 '작은 합주단'. 두 곡을 멋지게 소화해냈다. 5분간의 무대를 위해 투자한 연습기간은 무려 5개월. 학생들이 악보를 전혀 못보는데다 연습을 해도 이내 연습한 내용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지도를 맡았던 강해주선생님(42)은 몸무게가 줄었을 정도.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것은 광명학교 시각장애 여학생들의 중창. 점자악보를 더듬어 읽으며 노래를 배워 무대에 섰다. 시력을 잃은데다 왼손마저 없는 황재환선생님(50·광명학교)이 피아노반주를 할 때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황교사는 "뛰어난 노래실력을 가진 시각장애 학생들이 사회의 차가운 시선앞에 번번이 좌절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며 "작은 무대였지만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준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연극·태권도·율동·포크댄스·수화합창·사물놀이 등도 이어졌다. 포크댄스를 했던 차형동군(18)은 "연습은 힘들었지만 막상 끝나고 나니 더 좋은 무대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며 "수고하신선생님께 죄송하다"고 했다.
발표회를 주최한 대구시 교육청 박춘길장학관(55)은 "이번 무대가 특수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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