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향내 묻어나는 신세대식 러브스토리" 장용현감독의 접속 은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코믹물의 과장도, 액션물의 피튀기는 참혹함도, 사회물의 무거움도 없다. 할리우드의 왜곡된 자만도, 홍콩영화의 치기어린 용렬함도, 제3세계 영화의 어색한 이질감도 없다.
언젠가 친구에게 들었을 법한, 내가 겪었던 한때의 얘기를 수필처럼 담담하게 그려낸다. 접속 은 외로움에 절은 두 남녀가 어떻게 사랑을 맺어가는가를 그리고 있다.
동현(한석규). 옛 사랑에 대한 그리움만 먹고 사는 폐쇄적인 방송국 PD. 방송작가 은희(추상미)가보내는 맹목적 사랑으로 선배인 태호와 원치 않는 삼각관계에 얽혀 있다. 어느날 옛 애인으로부터 낡은 음반이 배달된다.
CATV 홈쇼핑가이드 수현(전도연). 룸메이트의 남자친구를 짝사랑한다. 어느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매료돼 유니텔을 통해 음악을 신청한다. 동현이 옛 사랑을 그리며 띄운 곡이었던것. 동현은 여인2 로 신청한 사람이 그녀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유니텔을 통해 수현과 접속을 시도한다.
접속 은 두개의 개별적인 사랑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결국 하나의 사랑으로 완결되는 독특한 멜러적 구성을 가진 영화.
동현과 수현은 극장앞, 레코드가게, 계단전철안에서 스쳐지나지만 끝까지 서로를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 얼굴없는 통신은 계속되고 둘은 가느다란 전화선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고 사랑을 싹튀운다.
접속 은 시나리오에 공을 들인 노력이 역력하다. 짝사랑하는 남자의 신발을 가지런히 놓으며 그큰 신에 발을 넣어보는 애틋한 사랑, 좁은 계단을 스치면서도 서로를 인식하지 못하는 안타까움,깔끔한 대사에 절제된 감정, 감각적인 음악등이 소담스런 시처럼 맑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전도연한석규와 함께 조연들의 연기도 빛을 낸다. 신세대식 감각적인 러브스토리에 한국적 애절함이 더한 박하향내 나는 가을영화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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