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외환보유減少 방치말아야

입력 1997-09-06 14:55:00

정부의 '8·25 금융·외환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또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외환보유액은 다섯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통화위기와 국가신용추락의 우려가 높다. 이같은 통화불안은주식시장에도 반영돼 주가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같은 상황이 자칫 태국·인도네시아등 동남아국가들과 같은 통화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을 짙게 하고있다. 특히 지난3월말부터 증가세로 반전, 7월말까지 지속되던 외환보유액이 8월들어 감소세로 돌아선것이 외환위기를 높여준것으로 이에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우리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권장기준으로 3개월분 수입액에 해당하는 3백60억달러이나 7월말현재 겨우 3백37억달러수준으로까지 증가했던 외환보유액이 8월말에는 다시 3백11억달러로 떨어진것은 분명히 통화적신호인 것이다. 이같이 적신호로 보는 것은 8월들어 외환보유액이줄어들었다는 단순한 사실보다 그 낙폭(落幅)이 유례 없이 크고(25억3천만달러) 앞으로도 외환사정이 호전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의 부실여신과 부도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금융시장의 현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뚜렷하지 않은 점이 근원적 원인으로 남아있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외환당국은 현재의 외환사정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낙관하는 모양이다. 경상수지호전과 개발금융기관의 해외차입예정등의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외환당국의 기대대로 외환보유액감소가 일시적 현상이고 호전을 낙관할 수 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나 실물경제가 최악의 상태에 있는 현상황에선 그같은 낙관이 또 사태를 악화시킬까 겁난다.기아그룹부도유예사태가 아직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는 시점에서 우리경제를 보는 해외시각은아직 경직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전반적 해외차입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뿐만아니라 대기업의 연쇄도산에 이은 금융기관의 부실화와 금융기관의 보수적 여신운용에 따른 기업들의 자금난심화는 '8·25대책'으로도 쉽게 풀릴것 같지 않은 현상들이 도처에서 불거지고 있다.정부는 외환보유액감소추세를 낙관만 할게 아니다. '8·25대책'이 이같은 외환위기의 우려를 시간이 흐르면 씻어줄것이라고 안이한 생각만하고 있을 계제가 아닌 것이다. 적어도 외환보유액을 적정수준까지 단시일내에 끌어올리지는 못할망정 8월과 같은 급락 추세를 방치한다면 동남아 통화위기와 같은 충격을 받을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8·25대책'의 보완과 경제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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