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사면건의를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 갈등은 2일 밤 긴급심야회동으로 조기에 봉합되는 모습으로 일단락됐다. 이날 하룻동안 청와대와 신한국당등 여권주변은 긴장감이 감돌 정도로 긴박했다. 이날 오전 문종수(文鐘洙)민정수석의 추석전 사면불가 방침이 발표되면서 여권은 난기류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전·노사면을 둘러싼 갈등은 후보교체론까지맞물려 파장이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 긴급회동은 4일 주례보고까지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위기감을 느낀 이대표의 요청에의해 이뤄졌다.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지역 지구당위원장 만찬행사를 마치고 상경한 이대표는곧바로 청와대에서 김대통령과 1시간여동안 사면갈등을 조율했다. 이날 회동에서 이대표는 전·노사면을 추진하게 된 배경등을 설명, 사실상 사과를 했고 이에 김대통령은 사면은 시기상조라는입장을 확인했다.
회동을 마친 이대표는 곧바로 광화문 이마빌딩에 있는 법률사무소로 돌아와 하순봉(河舜鳳)비서실장에게 회동결과를 구술, 발표토록 지시하고 외부로 나갔다. 이대표측근들은 심야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추석전 사면불가라는 방침이 재확인되고 이대표의 표정도 밝지못하자 사실상 완패라며 후속대책 마련에 부심한 표정이었다. 이대표는 심야에 서울시내 모호텔에서 측근인사를 따로 만나정국수습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추석전 사면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민정수석이'추석전 사면불가'라는 김대통령의 뜻을 공식발표하면서 신한국당 주변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오전9시부터 열리던 신한국당 당직자간담회는 이례적으로 1시간이상이 걸렸고 회의를 마친후 주요당직자들의 입에서는 이대표측근들의 미숙한 일처리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측근들의 경질설도 흘러나왔다. 박범진(朴範珍) 총재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정치적으로 극히 민감한 사안을 당내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않고 이대표측에서 일방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통해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전·노사면건의는 절차상의 잘못뿐 아니라 본질인식의 문제"라며 선거전략상의 잘못도 지적했다.
이날 10시부터 방송되는 SBS의 '대통령후보와 함께'프로그램에 출연하고있던 이대표는 청와대측의 불가방침에 대해 "그러면 사면을 건의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신한국당은 전·노사면 갈등이 증폭되고 당내에서도 비판론이 일자 3일로 예정됐던 당무회의도오는 10일로 연기하는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전·노사면 갈등과 후보사퇴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위한 고육지책이다. 또 1박2일로 잡았던 당소속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도 8일 하루일정으로 개최키로 하는등 당내는 곤혹스럽고 어수선한 표정이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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