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어디로 가나

입력 1997-09-03 00:00:00

전·노씨사면문제를 계기로 신한국당내 이회창(李會昌)대표측과 비주류측의 갈등이 심화, 당이 극도의 혼란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이대표는 '갈테면 가라'식으로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고 비주류들은 탈당과 후보교체론으로 이대표를 압박하고 있는등 서로 화해할 수 없는 길로 나서고 있다.

▨ 이대표측=이대표는 이번 전,노씨사면건의의 참담한 좌절로 더욱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대표측은 "일이 이렇게 꼬일 수 있느냐"며 자탄의 신음소리를 내면서, "대통령이 이대표를 그렇게절벽으로 내밀수 있느냐"는 원망과 함께 "청와대가 혹시 딴 생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며 불안감도 떨치지못하고 있다. 물론 이대표측은 이번 일을 단순 건의차원이라며 없던 일로 치부하고있다.

이제부터 후보교체론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뻔하다. 또 그렇게 원했던 추석전 지지도 반등도 이제는 물거품될 공산이 높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를 타개하기위해서는 더욱 비상한 대책들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홀로 싸울 수 밖에 없다"는 이대표의 한 측근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이를 반증하던 이대표는 이날 칼을 꺼내 들었다. 대구에서 "당을 깨고 밖으로 나가겠다는 사람은전혀 붙잡지 않을 것"이라며 초강경선언을 내놓았다. 다분히 독자출마로 나가고 있는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와 이대표불가론을 펴고 있는 서석재(徐錫載),서청원(徐淸源)의원등 후보교체공론화세력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 비주류측=이대표가 잇따라 대형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당내 비주류들의 기세가 올라가고 있다.전,노씨 사면건의의 실패는 후보교체공론화에 불을 지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날 이대표가 "갈테면 가라"는 식으로 엄포를 하자 더욱 결전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민주계는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지사는 당내사정이 악화되자 독자출마템포를 더욱 빨리하고 있는 표정이다. 이지사는 이날 저녁 서울대법대동창회에서 "누가 누구보고 나가라느냐 "면서 "앞으로 1주일내에 중요한 첫 결단을내릴 것"이라고 독자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이지사는 서석재의원을 만난데 이어 한남동 이수성(李壽成)고문자택을 전격방문, 후보교체공론화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등 착실한 수순을 밟고있다.

정치행보재개를 선언한 민주계중진인 서석재의원도 현재의 여론조사로는 이대표가 승산이 없다는결론을 내리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설득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정발협지도출신의원들도 앞으로 매주 2회정도 모임을 갖기로했다.

다만 문제는 이들 이지사를 제외한 비주류측이 아직도 이지사를 옹립하려는 차원은 아닌 듯하다.내부적으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이지사이외에 이수성고문과 당외의 조순시장(趙淳)등 다양한인물이 근거없이 떠돈다.

그러나 이들은 후보교체가 되지않고 9월중 이대표가 총재직을 이양받는다면 당은 큰 소용돌이에휩싸일 것으로 보고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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