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환차손만 불렸다

입력 1997-08-29 14:26:00

환율 상승으로 수출증가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경쟁력이 약한 지역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원자재와 시설 수입가격만 오르고 외화차입에 따른 원금 및 이자상환 등불어난 환차손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상의에 따르면 연초만 해도 환율상승이 경기회복을 가져다 줄 수있는 3대요인으로 꼽혔으나,진작 환율이 9백원대를 웃돌아도 지역업체들은 조금도 나아진것이 없다는 것이다.환율상승으로 수출증가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반도체 철강 자동차 조선부문이나이들 분야역시 대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이미 지난3월 6%%이상 엔화를 평가절하했기때문에 수출증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지역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섬유도 이미 적정가보다 10%%떨어진 가격에 수출하고 있기때문에 환율상승이 업체경기를 살릴 수 있는 수준이 못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환율상승은 바로 수입품의 가격인상 요인으로 작용, 자본재 및 원자재의 수입의존도가 큰지역에서는 달러가치의 상승분이 바로 바로 국내기업의 비용부담으로 작용, 환차손만 엄청나게불려놓는 결과를 빚고 있다.

대구세관을 통한 지난 7월 수입액수는 1억4천9만6천달러로 수출액의 28.2%%를 차지하고 있어 원자재 및 기본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섬유와 기계업종이 주력업종인 지역에서는 환율상승에 따른효과보다는 오히려 역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외화를 빌려 쓴 지역기업들은 달러화의 급등에 따라 원금 및 이자 상환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지역의 한 무역업자는 "환율이 8백50원대인 지난 연초에 외화를 빌려썼는데 상환기일인 요즘 9백원대로 올라 손해가 크다"며 "달러화를 빌려쓴 업체라면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지역금융권의 경우 차입한 외화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환투기 업무를 취급하고 있지 않아 환율급등에 따른 별다른 손해를 입지 않고있다.

한편 대우경제 연구소에 의하면 환율이 달러당 9백원선을 넘어서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환차손규모는 3조8천억원이나 된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10원이 오르면 순외채 부담은 2천억원이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金順載·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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