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선(禪)을 수행하는 과정에 공안(公案.일명 화두)과 선문답(禪問答)이 없었다면 정말 삭막했을게다. 수행승들이 자나깨나 들고 있는 화두는 진리를 푸는 열쇠로 그 엄청난 벽을 꿰뚫고 넘어야 득도(得道)하여 견성성불(見性成佛)하게 된다. 화두에는 일반적으로 무(無)자 화두가 가장 많이 쓰이나 김성동의 소설 '만다라'에 나오는 지산스님의 화두인 '병속의 새' 같은 독특한 것도 있다. 선승들은 면벽(面壁) 가부좌(跏趺坐)등 온갖 방식으로 왼종일 화두만을 생각한다. 그러다가스승인 노스님을 만나 화두를 풀수 있는 힌트라도 얻을 양으로 질문을 하게 되면 '산은 산 물은물'같은 엉뚱하고 알아듣기 힘든 대답을 듣게된다. 그것이 바로 선문답이다. 요즘 우리 정치권에대선주자로 나섰다가 아깝게 탈락한 이인제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알아듣지 못할 선문답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화두와는 거리가 멀고 말장난에 가까운 이지사의 발언은 긴가민가 도시 종잡을 수 없다고 한다. 당 개혁안을 제출한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이란 질문에이지사는 '요구하는 사람 따로있고 받아들이는 사람 따로있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YS와 독대하고 돌아온 뒤 이지사는 '발표문대로만 이해해 달라. 발표내용이 정확한지 여부는 내가 언급하지않겠다'며 시종 선문답과 같은 대답으로 뭔가 여운을 남기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최대과제는 목적달성에 있겠지만 자기스스로 한 말과 행동을 스스로가 까먹어가며 목표를 향해 달린다면 그것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경선패배를 자인하면서도 결과에 대한 승복을 다시 번복하려는 것은 분명 정도(正道)가 아니다. 공자는 '아첨하는 자와 성실하지 못한 자와 말둘러대기를잘하는 자는 해롭다'고 논어에서 오래전에 말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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