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정치력' 첫 관문

입력 1997-08-27 00:00:00

대선출마를 선언한 조순(趙淳)서울시장의 정치력이 예상보다 빨리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민주당을 새로 포장하고 각계 각층의 명망가로 수혈도 하기전에 이기택(李基澤)전총재와 민주당이탈세력인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간의 해묵은 갈등과 반목을 자신이 직접해결해야할 상황을 맞이 했기 때문이다.

조시장의 대선후보 영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처럼 보였던 이전총재와 통추의 힘겨루기는공교롭게도 이전총재가 26일 2주간의 외유를 마치고 귀국한 시점에 수면위로 다시 떠올랐다.전날 민주당이 의원총회와 총재단 회의 결의를 거쳐 '제명 및 탈당자에 대한 복당 관련 당규개정'을 삭제키로 했다는 결정을 발표하자, 양측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한번 불거져나오면서 힘겨루기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결정은 외견상 조시장의 영입을 계기로 통추에게 합류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길을 터놓기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졌으나 통추측은 정반대의 반응을 나타냈다.

통추관계자들은 "이전총재가 대선승리보다는 조시장을 내세워 당권을 다시 장악하겠다는 의도를표출한 것"이라고 흥분하면서 이전대표측의 '꼼수'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통추의 주장은 당무회의 의결사항에 불과한 당규개정을 굳이 전당대회이후 개최되는 총재단 회의및 당무회의를 통해 처리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이전총재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일 뿐아니라 통추의 합류를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이전총재와 통추의 '조심잡기'싸움은 이른바 조시장의 정치력을 검증할 수 있는 첫 관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절충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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