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로 보면 곤란"
자동차 1천만대 시대.
급격히 늘어나고있는 국내 자동차 생산규모에 반해 수요는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완성차메이커들이 판매조건의 개선에 눈을 돌리고있다. 판촉 전쟁 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판매조건이 제품의 질 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국내 완성차메이커들에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상황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메이커는 대우자동차. 국내 메이커 중 최초로 중고차담보할부제인 새로운 할부판매제 를 도입한 대우는 고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타나자 지난 7월한달간 시범실시할 예정이던 이 제도를 이번달까지 연장하고 있다.
새로운 할부판매제 로 차량을 구입하면 현금가의 55%%(24개월 할부 기준) 또는 40%%(36개월)를 뺀 금액만 내고 나머지는 차를 2, 3년간 사용한 후 반납하면 된다. 단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유예금액의 10%%에 해당되는 보증금과 이자(9%%)를 내야하며 보증금은 차량 반납시 돌려받을 수 있다. 유예금액을 제외한 구입대금만 할부기간 동안 납입하면 되므로 월 할부금과 초기구입비가 종전보다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 이 제도의 장점이다.
그러나 새로운 할인판매제 를 가격 파괴 정도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예를 들어 에어컨이 부착된 대우 레간자1.8 SOHC(현금가 1천1백10만원)를 정상할부로 사는 경우할부원금은 현금가에서 계약금 10만원과 선수금 1백60만원(15%%)을 뺀 9백40만원이다. 할부금을36개월 동안 나눠내면 연이율 13.6%%가 적용돼 월할부금은 32만3백52원, 총구입비는 1천3백23만2천6백72원이 된다.
그런데 선수율 15%%, 36개월 할부 조건으로 새로운 할부판매제 를 이용하면 월할부금이 정상할부보다 38.5%% 적은 19만6천9백62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객이 3년후 차를 계속 소유하려면 현금가의 40%%인 유예금 4백44만원을 마저 납입해야하는데 이 경우 총구입비는 1천3백29만6백32원으로 정상할부때보다 오히려 6만원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도 지난달 중순부터 고객이 자신의 사정에 맞는 할부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신할부판매제 를 실시, 대우에 맞서고 있다.
신할부판매제 는 대우와 비슷한 중고차보상할부제 외에 △인도금 유예 할부제-별도의 보증금 없이 선수금 10%%와 차량가격의 55%%(24개월할부 기준) 또는 40%%(36개월)를 내고 나머지 금액은 일정기간(2~3년) 경과 후 일시 지불 △보너스할부제-할부납입금 중 자신이 정한 달에 다른달보다 많은 할부금을 납입 △8%% 특별할부제-선수금 15%%를 내고 나머지 금액엔 저리 이율8%%가 적용(쏘나타Ⅲ는 10%%)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현금가격이 1천58만원인 현대 쏘나타1.8(에어컨은 기본옵션)을 선수율 10%% 납입조건에 36개월정상할부로 구입하는 경우엔 매달 32만4백46원을 납입해야 한다. 할부금 총액에 계약금(10만원)과선수금(1백8만원)을 합산한 총구입비는 1천2백71만6천56원.
인도금 유예할부제로 이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의 월할부금은 20만7천4원으로 정상할부에 비해35.4%%나 싸다. 현금가에서 3년 후 납부할 유예금 4백23만원과 계약금(10만원) 및 선수금(1백8만원)을 제외한 금액에만 연이자율 13.6%%를 적용하고있기 때문. 월할부금은 유예금의 거치이자(8.5%%)도 포함된 금액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쏘나타1.8의 총구입비는 1천2백83만2천1백44원으로 정상할부 때보다 10만원정도 높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새로운(신) 할부제를 파격적인 할인판매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며 이 제도는 소비자들에게 자동차 구입자금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원취지 라고 설명했다.
새로운(신) 할부제를 이용하면 월할부금과 초기구입비가 정상월부에 비해 현격히 적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총구입비가 정상할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장기적으로 볼때 자동차가격의 할인효과는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 유예금을 납입해야할 시기의 중고차 시세가 불투명하며 차량의 감가산정액도 메이커측이 일방적으로 정하게돼있어 자칫 2,3년 후엔 고객들의 집단민원이 빈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신차를 새로 구입하는 경우 유예금 상환과 신차 구입비가 겹쳐 고객의 부담만 가중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할부조건의 다양화로 자동차구입도 일종의 재테크가 됐다 며 구입조건이 좋다고 차량을 덥석 사기보다는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자금 사정에 적합한 할부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생활 이라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