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로 읽는 논리마당

입력 1997-08-23 14:26:00

"부자의 색시 찾기" 어떤 돈 많은 부자가 살았는데 나이가 50세가 되도록 그가 원하는 예쁜 여자를 만나지 못하였기때문에 아직 장가를 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그 부자는 예쁜 여자를 찾으려고 신문에광고도 내어 보고 중매쟁이를 통하여 많은 여자를 소개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코가 예쁘면눈에 흠이 있고, 눈이 예쁘면 목이 짧고, 목이 길면 입술에 흠이 있는 등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예쁜 여자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직 장가도 들지 못하고 매일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아, 내 배필이 이렇게도 없단 말인가!"

하며 부자는 어느 술집에서 술에 취해 옆에 앉아 있던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옆 사람은 껄껄껄 웃으며 부자에게 이렇게 충고해 주었습니다.

"이보시오. 그렇게 간단한 걸 가지고 무슨 고민을 합니까? 이제까지 본 여자들이 모두 다 예쁜여자가 아니라면 예쁜 점만 따와서 성형 수술을 시키면 될 게 아니에요? 코가 예쁜 여자한테서는코 모습만 따오고, 입술이 예쁜 여자한테서는 입술만 따오고 눈이 예쁜 여자한테서는 눈 모습만따와서 수술을 시키면 간단한 것을…"

그 말을 듣고 부자는 무릎을 탁 치며 좋아했습니다.

"옳거니!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그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는데 말이야!"부자는 그 때부터 자기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결혼을 한다는 조건을달고 눈, 코, 입 등의 부분 부분을 성형 수술시켰던 것입니다.

'이제 나도 결혼할 수 있어.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와…'

부자는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성형수술이 끝났습니다.부자는 여자의 눈, 코, 입이 너무 예뻐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결혼식 날, 부자는 여러 하객들에게 자기의 신부를 소개시켰습니다.

"에그, 망측스러워라. 어쩌면 저렇게 징그러울 수가…"

"저런 여자와 결혼하려고 50평생을 보냈나 보지"

하며 여기저기서 수군거렸습니다. 부자는 하객들이 자기가 너무 예쁜 여자와 결혼하게 되어 부러워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창피만 주자 다시 한번 좀 멀리서 신부를 자세히 보았습니다. 그때서야부자는 깨달았습니다.

"내가 어리석었어. 예쁜 부분들을다 끌어 모아 놓는다고 해서 예쁜 여자 얼굴이 되는 것은 아니구나!"

그렇지만 부자는 이미 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약속을 하였기 때문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분석에 대해 배웠습니다. 부자는 바로 예쁜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 분석을 한 것입니다. 그런 다음, 부자는 다시 예쁜 부분들을 모아서 자기와 결혼할 사람의 얼굴에 붙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어떤 사람을 보고 '예쁘다', '잘생겼다'고 하는 것은 얼굴을비롯한 신체 전체를 한꺼번에 보고 생각하는 것이지 부분부분만 보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종합은 그냥 부분들을 다시 모은다고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예를 들어 김, 밥, 깨소금, 단무지,맛살을 함께 아무렇게나 모아 놓으면 맛있는 김밥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김에 밥을 얹어적당하게 밥을 고른다음 깨소금을 뿌리고 단무지와 맛살을 알맞게 넣어 김이 풀리지 않도록 동그랗게 만 다음 먹기좋게 칼로 썰어 놓아야 맛있는 김밥이 되겠지요.

이렇게 종합은 그저 모아 놓은 게 아니라 김밥처럼 서로 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랍니다.

글:양인열(에이스 논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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