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세풍(世風)-미국경제 모델의 연구

입력 1997-08-21 00:00:00

*** 경기사이클의 종언

미국에는 지금 7년째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고 2020년까지 지금의 경기호조가 이어질 것으로도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호조의 미국경제는 '고성장' '저인플레', '저실업'이 동시에 일어나 지금까지의 경제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외에도 달러가 고평가되고 있는데도 수출이 잘되고 또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데도 경비, 인건비, 재고가 거의 늘지않고 있다.

그리고 대략 3년 주기이던 경기사이클마저 없어졌다.

이러한 미국적 경제현상에 대해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로렌스 마이어이사의 '미국경제를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퍼즐문제를 푸는것과 같다'라는 말처럼 설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스티븐 웨버교수는 포린 어페어스 최근호 '경기사이클의 종언'이라는 글을 통해 이를 설명하면서 6가지요인에 의해 경기사이클이 약화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생산의 글로벌화, 고용구조와 금융 그리고 정부정책의 변화, 개도국시장의 확대, 정보기술의 발전등이다. 그리고는 이를 신경제(New Economy)라고 불렀다.

고어 미부통령등 신경제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신경제를 생태계에 비유하기도 한다. 물론 이에 대해 MIT대학의 크루그먼 교수처럼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 번영의 요인들

이처럼 미국경제가 강해진 요인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다방면에 걸친, 모두가 변하고 모든것이 변한 '성공한 변신'의 결과가 있다.

기업은 리엔지니어링과 같은 엄청난 군살빼기를 실시했다. GM등 대부분의 유수한 기업들이 이를통해 경쟁력을 회복했다.

그런데 이 효과는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즉 정리해고 경험이 있는 베이비붐세대(1946년~64년 탄생) 들은 갈수록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 고용불안 정도가 91년 25%%에서 96년은46%%로 늘어났다. 기술발전도 정리해고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는 것. 이로인해 구인난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물론 여기에는 스톡옵션이라는 주식배정제도가 크게 뒷받침되고 있다. 또 감원공포는 소비도 자제시켜 인플레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있고 그리고 클린턴 미대통령은 '21세기 경쟁력은 교육이 결정한다'며 취임초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증거의 하나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국방이나 외교보다 교육이나 가정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한다. 미국민도 이러한 '마이홈(우리집) 대통령'을 더 좋아하고 있다는 것.특히 대학 교육이 성공적이다. MIT대학 졸업생이 세운 기업수는 약 4천개, 매출액은 2천5백억달러, 여기에 고용된 인원은 1백만명이다. 이를 그룹으로 보면 세계 24위에 해당할 정도. 이외에도미국은 영원한 번영을 위해 문화패권주의를 바탕으로 미국의 가치를 세계에 퍼뜨리는가하면 핵우산에 이은 정보의 우산과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전략으로 세계경제를 장악하려고 하고있다.

*** 우리의 선택은

한때 세계 개도국들의 우상이었던 우리나라는 이제 이래서는 안되는 교훈의 나라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이 혼돈에서 하루빨리 깨어나기 위해서도 우리는 어서 개혁방향을 잡아야 한다. 소위 땀의 경제시대에는 열심히 일본만 따라가면 대강 해결되었으나 이제는 그 일본마저 정보화에 적응이 늦어 허덕이고 있어 미국을 배울수밖에 없게됐다. 그러나 배울수 없는 것도, 배우지 말아야하는 것도 있다. 결국 미국형 자본주의가 미국을 살렸듯이 한국형 자본주의라야 우리를 살릴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자본주의를 만들자. 그것이 창의력이 중시되는 영감(inspiration)의 경제라는 시대흐름과도 맞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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