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공원 분수대 '일본풍' 논란

입력 1997-08-20 15:14:00

도심 공원 분수대가 자연미를 살린 우리나라 전통 양식을 외면한 채 일본작가의 작품을 그대로본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시각적 공해까지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는 '1구 1공원' 방침에 따라 이같은 분수공원 10여곳을 새로 만들 예정이어서 일본식 분수대의난립이 우려되고 있다.

조각가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준공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삼각네거리 테마공원 분수대는 세부 기법에서 일본 분수대 양식대로 지어졌으며, 전체적인 배치도 일본풍과 똑같다는 것.조각가 이병준씨(36)는 "테마공원 분수대는 조각가로 조경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였던 일본작가이사무 노구치(작고)의 작품과 거의 같다"며 "전체 분위기와 세부 기법에서도 동일 작가의 작품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테마공원 분수대는 둥근 바닥을 방패형으로 북돋운 뒤 크기가 비슷한 돌을 촘촘히 박아놓았으며이 위에 일부 자연석과 맷돌 모양의 마천석을 배치한 기법을 도입했으며 인공미를 강조해 날카로움과 차가운 느낌을 주는데서 일본 분수대와 동일하다는 것.

대구시 중구 대봉동 건들바위네거리 분수대 또한 방패형 바닥에 촘촘히 돌을 박고 그 위에 분수대를 설치하고 수로도 비슷한 크기의 돌을 벽돌식으로 쌓아 만들어, 크기가 서로 다른 자연석으로 바닥을 꾸미는 우리고유의 전통 양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테마공원 분수대 디자인을 맡은 ㄷ조경사무소 이종화소장(34)은 "우리 농촌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분수대를 조성했다"며 "일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일본 양식을 그대로 본뜨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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