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숙인 이회창대표

입력 1997-08-20 15:32:00

여당의 경선후유증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대선준비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회창대표자신은 물론 강삼재사무총장이 당운영에 비협조적인 경선 낙선주자들과 당내 중진들을 설득하기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회창대표는 이달말까지 이인제경기도지사와 이한동, 이수성, 박찬종고문 및 김덕룡, 최병렬의원 등 경선 낙선자 및 당내중진들과의 개별접촉을 통해 자신에 대한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상황이 다급해진 만큼 이제는 삼고초려식으로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형식도 불사하겠다는 게이대표측근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18일에는 이인제경기도지사를 만나기위해 경기도청까지 발걸음을 하려 했으나 을지연습으로 이지사가 자리를 비운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부랴부랴 취소한 바 있다. 지난 주말에는 이한동고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주요 낙선자들에게는 일정분의 각료 추천권과 공천권을 보장해주는 등 사실상 알맹이 있는 약속도 건네는 등 협상성격의 협조를 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대표는 이들에게 굴욕적인 항복을 할 태세는 아니다. 대선을 치르려면 구심점이 있어야한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18일 안양만안 당원단합대회에서 "협조하기위해 무엇을 요구하지 말고당의 승리를 위해 스스로를 던지라"고 외쳤고 19일 창원에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내 문제는당이 결정한 방향으로 협조하는 것이 당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뒷거래를 배격했다. 이인제경기도지사의 당권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최근 사무총장에 임명되자 마자 "나는 이회창맨"이라고 선언하고 나선 강삼재사무총장도 당내 비주류중진 설득에 진력하고 있다.

그는 19일 국회의원회관으로 민주계 중진인 서석재의원을 찾아가서 민주계인 자신이 사무총장직을 맡고 당운영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서의원도 정권 재창출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의원은 "경선도 끝난만큼 당인으로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적극적인 협조의사를 보였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강총장은 또 방미중인 서청원의원도 귀국하면 개별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강총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서의원도 당운영에 협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인제경기도지사도 마찬가지"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민주계의원들의 이대표지지 불가피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8일 오후에는 김무성, 한이헌의원 등 청와대비서관출신 소장그룹들이, 저녁에는 박관용, 박종웅, 김무성, 노기태의원이 모임을 가진데 이어 20일에는 박관용, 신상우의원초청으로 부산지역 의원들이 회동을 가진다. 이들은 잇단 모임에서 이인제지사를 비롯 박찬종, 이수성, 이한동고문의경선후 행태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분이 계속될때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李憲泰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