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사진속 우린 아직 신혼"
"젊은 사람들만 분위기 내란 법 있나요"
결혼앨범을 다시 만드는 중년부부들이 늘고 있다.
20~30년전 결혼한 부부들이 간직하고 있는 결혼기념물이라곤 양가 친척들과 함께 찍은 낡은 흑백사진이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
날이 갈수록 화려하고 대담해지는 신세대들의 결혼을 지켜보면서 은근히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웨딩드레스 한번 입어보는게 소원인 중년 부인들이 늘면서 이들을 상대로 결혼앨범을 만들어주는스튜디오들이 늘고 있다.
예림사진관 양정혜실장은 "자녀들이 중고교를 졸업해 어느정도 자신을 뒤돌아볼 여유가 생긴, 결혼한지 25년쯤 된 40~50대가 주로 앨범제작을 의뢰한다"고 말한다.
웨딩드레스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앨범인만큼 먼저 마음을 내는 것도 주부쪽. 당연히처음에 분위기라곤 눈꼽만큼도 찾기 힘든 남편의 반대에 부딪히지만 몇날 며칠을 그야말로 '조르고 꼬셔서' 카메라 앞에 서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딸이나 며느리가 결혼 기념일 선물로 촬영권을 선물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실제론 결혼한지 20년이 넘은 구랑구부(舊郞舊婦)들이지만 촬영에 임하는 마음만은 방금 결혼한신랑신부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촬영내용은 요즘 신혼부부들과 차이가 있다.
찍는 사진도 적은 편이고 야외촬영은 잘 하지 않는다. 쑥스러워하는 중년 부부를 공개된 장소에서 촬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포옹과 키스가 난무하고 심지어 베드신까지 등장하는 신세대 부부들에 비해 촬영내용역시 비교적점잖다. 부부중 한명이 앉거나 선채 손을 잡는 정도. 촬영중 어느정도 연기력을 인정받으면 볼에입을 맞추는 정도의 야한(?) 사진도 찍는다.
자녀를 포함시킨 가족사진도 빠지지 않는다.
마음은 있지만 찍은후 보기흉해서 후회하면 어쩌나 염려하는 이들을 위해 약간의 수정도 가능하다. 주름살이나 피부 잡티, 점 등은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수준. 필터를 사용해 세월의 흔적을 감추는 사진촬영상의 기법이 등장하기도 한다.
앨범을 만든 이들의 만족은 의외로 크다.
대구시 범물동에 사는 손모씨(49)는 "친구들이 만든 앨범을 보고 남편을 졸라 촬영을 했는데 막상 찍어놓으니까 내모습이 의외로 예뻐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하고 속상할 때 혼자 꺼내보기도 합니다. 더 나이 들기전에 잘 찍었다는 생각도 들구요"라고 말한다.
비용은 크기나 매수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드레스 대여와 화장 등을 포함해 60만원정도면 괜찮은앨범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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