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세계인-김태석 뉴델리무역관장

입력 1997-08-19 15:01:00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인도는 어떤 나라인가'하는 물음에 대해서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인도는 모든 것의 용광로'라고표현하면 정확하고, 인도의 뜨거운 맛을 보았느냐고 물어볼 때 화를 내지 않고 대답한다면, 인도를 조금은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는 용광로와 같이 뜨겁다. 날씨가 그렇다는 얘기다. 인도의 수도인 델리를 기준으로 하면, 9개월이 여름이고, 3개월이 우리나라의 가을날씨 정도인 겨울에 속하는데, 진짜 여름인 5~6월에는섭씨 40도에서 뜨거울 때는 섭씨 48도까지 온도가 치솟아 올라간다.

가난한 사람들이(전생에 맡겨 놓은) 돈을 내놓으라고 손을 내밀 때 이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역시 아무도 없다.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자유로이(?) 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관광지에서, 교차로 신호대기중등….

현명한 사람이라면 스스로의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지금 적선을 할 것인지, 얼마를 할 것인지,매번 어떻게 할 것인지. '철학의 시작'이다.

인도의 화폐에는 14가지 언어로 금액을 표시하고 있으며, 화폐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나라에서도 사람들을 믿지 못하여 은행에서 돈을 보관할 때 100장 묶음 돈다발을 커다란 지철기(스테플러)를 이용하여 4~5군데를 찍어서 보관한다. 때문에 고객들이 이 철끈을 풀어서 낱장으로 사용하려면 초보자의 경우 풀 수 없으며, 경험있는 사람도 한동안 돈과 씨름하여야 한다.

인도사람들은 대부분 1명이 아닌 3명이상(많은 경우 수십명)의 신들에게 기도를 올린다. 3명중 누구에게 기도하였느냐고 물으면 모두에게 하였다고 대답하며, 이 신들은 서로 질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고 결국 신은 또 하나라고 태연하게 설명한다.

배꼽이 보이는 화려한 사리를 입은 여인과 아기를 안고 때묻은 손을 내미는 구걸하는 여인을 함께 볼 수 있으며, 집에 경배하는 신을 모시고 종교적 생활을 하는 가운데에도 부정과 부패를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나라. 거지와 100여명의 성자가 함께 살고있는 나라. 출생후 한 번도 이발한적이 없는 터번을 쓴 시크교도들과 15세부터 콧수염을 기르는 인도 남자. 그러나 미국식 햄버거집에서는 반바지차림의 아기를 안은 아빠를 발견할 수 있으며, 800㏄ 소형차를 모는 코걸이를 한여인을 손쉽게 볼 수 있는 나라가 인도이다. 이 모두가 인도이고, 또한 이와 같은 설명이 턱없이부족할 수밖에 없는 너무도 큰 용광로 같은 나라가 인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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