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경남, 김대중 영호남, 김종필 충남"
서울이 병역문제와 색깔논쟁으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쁘고 시끄럽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여야 3당의 대선후보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여의도 정치1번지를 벗어나 지방행에 나섰다.신한국당의 이회창대표는 19일 경남 남해에서 열리는 농업경영인 경남연합회대회에 김대중국민회의 총재와 함께 참석해 연설대결을 벌인다. 이대표는 이어 현지에서 1박하고 경남 인근을 둘러본 뒤 상경할 예정이다. 이대표의 이번 지방나들이, 특히 현지숙박 일정은 경선승리 후 처음있는일이다. 당안팎에서는 이대표의 경남행을 흔들리는 영남표에 대한 애정표시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에 대해서도 현지숙박 일정으로 9월초 실시할 계획이다.
이대표는 지방행과 더불어 현장을 중시, 실태를 파악하고 현상에 대응하는 적절하고도 실행가능한 정책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야당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기아사태 개입과고속철도 현장방문도 그 일환이었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도 이날부터 2박3일간 영호남 지역을 순회한다. 경남농업경영인 대회 참석을비롯, 20일 전북 무주의 기독교장로회 수련대회 특강에 참석한 뒤 21일 상경할 예정이다. DJ의경남행은 행사참석도 참석이지만 이 지역의 반DJ정서 순화에 1차목표가 설정돼 있다.정책적인 보완이나 정부 여당의 실정 등 경제현안에 대한 진단과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조세형총재권한대행 등 대리인들이 나서 서울에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대신 김총재는 지방행에 주력할방침이다. 조대행은 오는 25일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대선 엄정중립을 요구하는 동시에 경제현안에 대한 해법을 밝힐 예정이다.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도 18일 충남을 찾았다. 예산재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실지(失地)회복과 동시에 복잡해져 가는 대선구도에서 축소돼가는 입지를 보호, 확대하기 위해 우선 텃밭부터다지고 보자는 계산에서다. 떨어지기만 하는 여론지지도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야권단일화 협상에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점도 김총재를 지방으로 내려가게 만든 요인이다.김총재는 특히 이번 충남방면「대중속으로」투어를 위해 자신의 공주고 후배인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거인 박찬호선수도 활용했다. 김총재는 자신의 서명아래 「구혼만세(球魂萬歲)」라는 휘호와「박찬호 만세」라는 대형 응원용 플래카드도 써 보내기로 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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