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국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계속된 대한항공 801편 사고원인 조사에 참여한 한국측 조사단이 내부적 불협화음 때문에 한국측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단서의 일부를 최종기록에 남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앞으로의 사고원인 규명활동에 새로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문제는 5명으로 구성된 한국측 대표단 내부의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했다는 것.한국측 대표단은 건설교통부에서 파견된 김세찬 교통개발원 연구관등 3명과 대한항공측에서 파견한 2명의 현직 보잉747기 기장으로 구성됐다.
미국측에서는 NTSB조사관들과 함께 연방항공국(FAA)에서 한국교포인 김영성씨를 조사단에 참여시켜 한국측과의 의사소통및 사고조사중 언어문제에 대처토록 했다.
문제는 블랙박스 장치중 하나인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에 녹음된 사고 직전 조종실 대화내용을 듣는 과정에 발생했다.
이 과정을 상세히 전해준 소식통의 설명을 재구성해보면 이렇다.
대한항공측 747기 기장들이 조종실 대화내용 가운데 사고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결정적인 두마디의 대화내용을 포착한 것.
이 대화내용은 운항중인 항공기의 소음과 각종 계기를 작동하는 잡음들에 뒤섞여 보통 사람들의귀에는 들리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기장들은 바로 그들의 동료인 사고기 기장의 목소리인데다 동종의 항공기에 매우 익숙했기 때문에 이 두마디를 포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건설교통부에서 파견된 고위공무원이 기장들의 주장에 대해 그 대화내용이자신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것.
끝내 '결정적인 두 마디'가운데 한 마디만 CVR녹취록에 수록키로 결정됐고, 결국 이 '다른 한 마디'는 영영 기록 속에서 사라지고 말게 됐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측 기장들이 강력히 반발해 미측 조사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측 조사단은 내부균열상을 여실히 내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원인과 관련, 한미양국의 언론이 서로 상충되는 내용의 보도를 계속 내놓고 있는데, 한미양국은 한국측에서 박건우(朴健雨) 주미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긴급회동을 갖고 "최종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사고원인과 관련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않을 것"을 다짐한 바 있다.이같은 상황에서조차 조사단 활동 내부의 불협화음이 밖으로 새어나오게 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 과정을 자세히 전해준 소식통은 앞으로 CVR에 대한 한미 양측 공동조사 기회가 더이상 없을것이라는 점에서 '다른 한마디'가 녹취록에 수록되지 못한 것은 "한국측에 적잖은 손실이 될 수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정부가 국익이 걸린 항공기 사고원인 조사과정에 더욱 전문성을갖춘 인사를 파견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워싱턴·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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