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추락 국내 이모저모

입력 1997-08-14 15:35:00

○…아내의 시신과 함께 귀국한 대한항공 괌 지점장 박완순씨(44)는 13일 오후 인하대병원에서치료중인 딸 주희양을 1시간 가량 면회한뒤 "딸의 건강상태가 우려했던 것보다 매우 좋아 마음이놓인다"고 다소 안도.

그는 "7일 주희를 한국으로 보내며 말했던 '엄마와 동생을 꼭 데려갈게'란 약속을 아직 지키지못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씨는 사고직후 주희를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고 직후 환자 수송상황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주희가 미해군 병원에 입원한 것을 알았다"며 "사적인 일보다는 전체의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사고수습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

박씨는 "주희에게는 사고 후 20여시간이 지난 뒤에야 찾아갈 수 있었다"며 "병원에 도착, 주희가덮고 있던 시트를 걷어내 직접 몸 상태를 점검하고서야 조금 마음이 놓였다"고 했다.

○…13일 대한항공 802편 기장 박용철씨(43)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한서연립 자택에는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회사 동료들과 친척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박기장의 빈소를 찾은 동료 조종사들은 "사고가 나면 결국은 조종사에게 책임이 돌아가기 마련"이라며 "박씨 역시 희생자임에도 불구, 사고기의 기장이라는 점 때문에 과연 유족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 "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부인 박정순씨(40)는 KAL기 추락 사고이후 남편의 과실 여부를 의심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식음을 전폐하고 직계 가족외에 외부인들과의 접촉을 끊고 있으며 가까운 교인들과 함께 기도로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건설교통부 중앙사고대책본부는 13일신한국당의 고속철도건설공사 현장 방문, 국회 상임위원회 개최 등으로 인해 정작 사고 처리보다는 정치권 뒷바라지에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

대책본부장인 이환균(李桓均)건교부 장관은 항공기 추락으로 전국민이 황망한 가운데 신한국당의이회창(李會昌)대표가 민생 점검을 앞세워 고속철도현장을 방문키로 하자 직접 현장을 안내키로결정했다가 이날 오전 10시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 사고 피해자 합동분향소가 설치되자 급히일정을 변경, 유족을 먼저 조문하고 이대표는 김건호(金建鎬)차관이 안내.

대책본부는 또 국회가 건설교통상임위를 14일 개최키로 하자 정작 사고처리는 뒷전으로 미룬 채국회 답변 자료를 마련하는 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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