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선물시장(8)

"스페인 금융선물 거래소"

유럽통합논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서유럽각국들은 앞으로 유럽연합(EU)내에서의 금융주도권을 확보하기위해 경쟁적으로 선물거래소를 설립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를 비롯 독일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심지어 아일랜드등 영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당시 선물시장을 개설했다.

스페인 역시 1988년12월 마드리드에 선물및 옵션청산회사인 OM IBERICA를 설립, 거래를 시작했다. 국채를 대상으로한 옵션거래를 주기능으로 회원들에게 파생금융상품 거래 노하우를 제공해온 이회사는 얼마안돼 스페인 증권거래소에 매각된후 스페인 금융옵션거래소(MOFEX)로 간판을바꾸었다. 한편 89년에는 바르셀로나에 MEFF(스페인금융선물거래소)SA가 설립돼 국채 옵션이아닌 선물계약을 이미 상장하고있었다. 즉 스페인에서는 동일한 기초상품인 국채를 대상으로 선물과 옵션이 분리거래되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게 된것이다.

대부분의 유럽거래소들이 금융상품을 일괄 상장하는 종합금융선물거래소이거나 금융과 일반상품을 통합한 종합선물거래소 형태인데 반해 스페인의 이같은 이중구조는 스페인 선물시장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91년12월 스페인의 주요금융기관과 4개 증권회사가 합작으로MEFF지주회사를 바르셀로나에 설립하고 두회사의 모든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MEFF SA는MEFF RF로, MOFEX는 MEFF RV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있다.

두거래소는 자회사로 청산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서로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고있다. 회원이 되기위해서는 거래소가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갖추는 것은 물론 별도로 국립거래소및 증권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한다. 특히 회원권의 이전이 가능한 미국과는 달리 이전및 양도가 불가능하도록 돼있다. 상장상품은 MEFF RF의 경우 주력이 10년만기 국채선물과 90일만기 은행간 예금금리(MIBOR90)이며 MEFF RV는 35개종목 시가총액지수인 IBEX35 주가지수선물이다.

두거래소의 특징은 국제화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MEFF RF는 93년 11월 영국의 증권및 투자위원회로부터 유럽에서는 최초로 공인투자거래소로 승인받아 영국인에 대한 스페인 선물시장 투자를완전 개방하는 개가를 올렸다. 94년 8월에는 미국상품거래위원회로부터 MEFF RV가 미국내 상품판매허가서를 부여받아 주가지수선물의 미국내 판매를 시작하기도했다. 최근에는 스페인 선물거래업자들이 제한적이지만 미국내에서 선물 옵션활동을 할수있도록 미국과 협약을 체결하는등세계적인 거래망 구축에 심혈을 쏟고있다. 심지어 턴키 베이스 방식으로 전산시스팀을 해외에 공급하고 있기도하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미 94년에 두거래소의 거래량이 5천4백만건을 넘어 설립3년만에 세계10대 거래소로 진입, 고전을 면치 못하고있는 다른 유럽거래소들을 경악시켰다. 그러나 스페인 금융선물거래소는 두 거래소로 나뉘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두지역을 동시에 장악한다는 장점은 있으나 효율측면에서는 크게 뒤떨어지고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있다. 그래서 스페인금융선물거래소는 이를 극복하기위해 사활을 걸고 상장상품개발에 주력하고있다.

〈尹柱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