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버려진 병조각에 다쳐

입력 1997-08-13 15:00:00

"피서지 쓰레기 회수를"

오랜만에 휴가를 맞아 가족과 함께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찾았다. 오후에는 강에 물놀이를 갔다.그 맑았던 강물이 흐려져 있었고 피서객들이 남긴 오물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보기에 흉했다.얼마후 강 가운데서 어린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구조하기 위해 물속에서몇발짝 뛰는데 발바닥에 섬뜩한 느낌이 스쳐지나갔지만 우선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수영을 했다.안전하게 물밖으로 나오는 순간 나의 왼발은 시뻘건 피로 물들어 있었다. 물에 뛰어든 순간 깨진유리병을 밟은 모양이다.

발바닥을 다섯 바늘이나 꿰메고 지팡이를 짚은채 회사에 다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모처럼 찾았던 정든 고향은 피서객들이 버린 비양심에 모든것이 망가져 버렸다.휴식을 위해 우리 강산을 찾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버려진 오물을 줍지는 못할지라도 자신이 먹고남긴 음식물찌꺼기나 사용했던 쓰레기만이라도 꼭 가지고 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버려진 양심의 유리조각에 또다른 사람이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 된다.

임승현 (대구시 북구 태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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