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대학 캠퍼스는 우리가 보면 어딘지 이상하다. 담장이 없기 때문이다. 도심에 있는 대학들은 강의실 건물이 도로변에 있다. 때문에 주변 주택지나 상가와 경계선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외곽지에 있는 대학의 경우 캠퍼스가 엄청나게 넓어서 중간중간에 동산·연못 등이 있다. 캠퍼스가비좁은 대학이 일반적인 우리로서는 부럽기 짝이 없다.
외국의 신교통수단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 캠퍼스에 가장 먼저 건설됐다. 캠퍼스가 넓어 애를 먹는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자는 뜻과 함께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교통수단을 테스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우리 경우에도 서울대 등 외곽으로 이전한 일부대학들은 구내 교통수단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독일 도르트문트 대학 구내를 운행하는 H-Bahn 역시 이같은 배경아래 만들어졌다. 1.8㎞구간 건설비는 모두 6천5백만 마르크(한화 약3백억원). 지멘스(Siemens)사는 주정부와 함께 절반씩 투자해 지난 84년 H-Bahn을 건설했다. 연간 1백만 정도의 인원을 수송하면서 지멘스는 상당한 기술축적을 이뤘다고 한다. H-Bahn의 타당성을 인정, 주정부에서 계획중인 연장구간이나 뒤셀도르프공항선 등에 도입될 예정이지만 지멘스의 무상투자는 더이상 없다. 테스트도 하고 홍보도 하자는경영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날렵한 외관과 편리한 이용
도르트문트 H-Bahn은 궤도에 매달려가는 현수식. 일본 지바의 모노레일과 매달려가는 것만 같았지 외관은 전혀 다르다. 독일인들의 국민성 탓일까. 궤도는 모두 철제로 날렵하게 제작돼있다. 1대의 차량만 운행하기 때문에 지주 역시 굵지 않게 한쪽에만 서 있었다. 지바 모노레일이 기모노를 입은 사무라이의 펑퍼짐한 모습을 연상케 한다면 H-Bahn은 딱붙는 군복을 입은 독일병정을떠오르게 했다.
H-Bahn은 남쪽대학역, 캠퍼스 북역, 캠퍼스 남역과 주택지를 연결하고 있다. 남쪽대학역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S-Bahn이 거쳐가는 곳. 인근 도시에 사는 학생들의 통학을 위해 역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H-Bahn이 건설된 후 주택지 주민들도 H-Bahn을 타고 남쪽대학역에 이르러S-Bahn을 이용할 수 있게 돼 도시내 자동차이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H-Bahn은 대학구내를 운행하기 때문에 등,하교시간과 낮시간에는 이용객이 많지만 아침 일찍과밤늦게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운행시간은 오전6시18분~밤9시08분. 특이한 것은 이 가운데첫 운행부터 1시간과 운행종료까지 1시간 동안에는 고정된 배차가 없다는 것이다. 이 시간에H-Bahn을 이용하려면 역에 설치된 호출기 버튼을 눌러야 한다. 신호는 통제실로 연결돼 콜택시처럼 2분이내에 차량이 도착한다.
▨뒤셀도르프 예정노선
국제공항인 뒤셀도르프 공항은 뒤셀도르프와 도르트문트 사이에 있다. 뒤셀도르프와 도르트문트사이에는 S-Bahn이 운행되지만 공항을 거쳐가는 열차는 1시간 간격이어서 이만저만 불편이 아니다. 이문제 해결을 위해 뒤셀도르프시는 H-Bahn을 도입할 예정. 지하철을 연장할 경우 여러개의터미널을 연결할 수 없고 건설비도 만만찮기 때문. 또한 무인자동운전이어서 운영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도입이 결정됐다.
도르트문트 H-Bahn이 테스트용이었다면 뒤셀도르프 H-Bahn은 실제용이다. 차량은 2개를 연결,1편성으로 하고 정원도 1백명이 넘게 제작할 계획. 2.4㎞구간에 5개의 역을 건설하지만 운행시간은 5분이내로 조절, 대량수송이 가능하도록 운행된다.
지멘스측은 뒤셀도르프에 H-Bahn이 건설되면 고속철도 ICE, 그 위로 H-Bahn, 하늘에는 항공기가 나는 입체교통의 도시가 될 것이라 자랑하고 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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