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조사단과 합동으로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원인을 조사중인 미교통안전위원회가 '누군가의 과실'에 의한 인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문제의 '누구'를 밝혀내는 일은블랙박스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양국 공동조사단은 10일부터 블랙박스 판독에 착수키로 한 상태여서 빠르면 1~2일 후면 사고원인의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블랙박스 판독은 먼저 1백15V 전압에 전원을 연결하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된다. 항공기는 기종에 관계없이 전압 1백15V의 전기를 쓰기 때문이다.
다음은 블랙박스에 들어있는 음성기록정보(CVR)와 비행기록정보(FDR)를 빼내는작업(DOWN-LOAD)이 이뤄진다. CVR는 녹음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테이프 타입과 디지털로 정보가 입력되는 칩 형태의 SOLID-STATE 타입의 두가지가 있으나 사고기 블랙박스의 CVR는 테이프 타입이다.
보통은 녹음된 내용을 다른 테이프로 옮겨 재생하는 절차를 밟지만 대한항공 사고기의 경우 보존상태가 워낙 좋아 블랙박스 상태에서 직접 판독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NTSB는 블랙박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블랙박스 상태에서 CVR를 일부 틀어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CVR에는 4개의 채널을 통해 음성정보가 녹음되며 녹음시간은 30분이다. 최대녹음시간이 30분이고 비행시간중 내내 녹음이 계속되기 때문에 그 전에 녹음된 내용은 자동적으로 지워지며 사고직전 30분간의 녹음만이 남게 된다.
다음은 FDR판독. FDR 정보는 0과 1의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컴퓨터 언어로 기록되기 때문에 먼저 디지털 숫자(엔지니어링 유니트)로 변환하는 작업이 이뤄진후 이를 토대로 각종 정보를분석하게 된다. FDR에는 조종용 계기에 나타나는 모든수치와 엔진계통의 모든 수치, 항공기가 사용하는 전기계통 및 유압계통, 컨트롤 계통 등의 정보가 기록된다. 예를 들어 4개의 엔진중 1번엔진이 멎은 상태에서 조종사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를 비롯, 비행중 및 사고 당시의 방위각(헤딩), 고도, 속도, 랜딩기어의 상태 등 28~40종류의 정보가 담겨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FDR에 기상정보는 들어있지 않다.
FDR는 상태만 양호하면 기술자 한 사람이 하루면 엔지니어링 유니트로 전환시킬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틀이면 필요한 정보를 판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나타난 기록의 해석이다. 전문가들은 위가 나쁜 환자를 놓고 의사에 따라 위궤양,위염, 위암 등 여러가지 소견을 낼 수 있는 것처럼 FDR의 기록해석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구소련에 의해 격추된 대한항공 여객기가 어떤 이유로 항로를 벗어나 러시아 영내로 들어갔는지를 놓고 아직까지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고있는 것도객관적으로 확인된 수치를 놓고 관계자들 사이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사고의 경우에도 FDR 판독결과를 놓고 조사팀 내부에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판독결과 발표는 NTSB팀이 밝힌 것 처럼 6개월 이상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블랙박스의 보존상태가 워낙좋기 때문에 FDR 판독전이라고 CVR 판독을 통해 사고원인의 대체적인 윤곽은 드러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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