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자기기만의 악순환

입력 1997-08-09 14:19:00

미국의 경영학자인 레빗은 이렇게 말한다. "전차의 전성기였던 60년전 자기의 전재산을 전차업계에 영구히 투자할 것을 유언으로 남겨 그의 상속자들을 빈털터리로 만들어버린 보스턴의 유명한백만장자와 같이 요사이 매우 유능하다고 인정받는 기업가들도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근시안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도 어느날 갑자기 쇠퇴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면 믿을 사람은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의 모습만으로 영원한 성장산업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단지 혁신에 의해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창조할때만이 성장산업이 될수 있다. 현재에 집착하는 기업에게는 쇠퇴만 있을 뿐이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10승은 피맺힌 변신의 노력으로 점철된 마이너리그 2년의 결실이며 현재의 주무기인 강속구와 '투심 패스트볼'도 뭔가 계속적인 변화를 주지 않으면 더 나은 미래를 장담할수 없다. 미래지향적 국가발전 패러다임과 투철한 소신없이 줄세우기 등의 세를 과시하는 방법으로 입신한 정치인도 아직까지 이 방법이 유효하다고 해서 자기변신의 피나는 노력이 없다면 그에게는 미래가 없다. 빛나는 업적을 이룬 학자들이 그에 버금가는 후속적인 연구결과를 내지 못함은 첫번째 연구를 성공으로 이끈 그의 사고법이나 영구방법에서 떠나지 못한 결과일 수가 많다.뉴튼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불세출의 학자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은 엄청난 상상력과 샘솟는 호기심에 의한 사고의 유연성에 있는 것이다.

쇠퇴해버린 지난날의 성장산업과 잊혀진 유명인들의 역사는 급성장과 그것 때문에 앞날의 쇠퇴를보지 못하는 잘못된 자기 믿음의 반복, 즉 자기기만의 악순환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몇가지 교훈을 주고 있다. 그것은 현재의 성공에 따른 명성과 대중의 인식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역사성의 강조, 자기 혹은 자사제품에 대한 경쟁적인 대체품은 언제나 소리없이 다가온다는사실에 대한 망각, 현재의 성공을 이룬 방법에 대한 지나친 신뢰, 용의주도한 자기통제와 합리적사고에 대한 지나친 낙관, 이 네가지이다.

〈계명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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