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여름나기-괴물영화(4)

입력 1997-08-08 00:00:00

괴물영화의 맛은 역시 섬뜩함이다.

'칼리가리박사의 밀실'(1919년)에서 출발해 50년대 할리우드가 즐겨찾던 돌연변이와 70~80년대SF를 합친 존 카펜터의 '괴물', 그리고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플라이'에 이르기까지 괴물영화는음산한 묵시론적 분위기를 풍기며 과학의 방종과 죽음의 공포를 사실적으로 그려오고 있다.괴물은 인간도 아니고 동물도 아닌, 그래서 초인적인 힘에 잔혹성까지 갖춰 가공할 공포를 체험케 한다.

50년대 B급영화의 단골소재이던 것이 최근에는 화려한 특수효과와 결합되면서 SF괴물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여기의 고전이 바로 존 카펜터감독의 '괴물'(CIC)이다.존 W. 캠벨의 중편소설이 원작. 십만년전 남극에 떨어진 강력한 번식력과 흡인력을 가진 카멜레온같은 우주생물이 주인공. 끈적끈적한 타액을 흘리면서 삼킨 동물이나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복제하는 기술까지 있다.

특수효과, 음향, 분장 등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루어낸 작품. 이후 '에일리언'등 SF괴물영화의 전형이 됐으며 영국영화전문 연구소의 교재로도 채택된 작품이다.

'시드 피플'(골든)의 괴물은 동물체가 아니라 식물이다. 코멧 벨리란 시골마을에 운석조각이 떨어진다. 이 자리에 정체를 알수 없는 식물이 자라더니 나중에 사람을 덮쳐 몸속에 악의 씨앗을 뿌린다. 인간이 균 숙주로 설정된 것이 흥미롭다.

그러나 좀더 가공할 공포는 인간과 과학의 방종으로 그려낸 뒤틀린 창조물이다. 대표적인 영화가'플라이'시리즈. 특히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1편(우일)은 음산하고 묵시론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미래의 희망이던 과학을 공포의 대상으로 대치시켰다.

생명체의 공간이동을 연구중인 한 과학자. 이 물체 전송기를 통과하면 병에서 해방되는 완전한인간의 모습으로 재생된다. 그러나 성공을 자축하는 날 밤, 술에 취해 자신을 공간 이동의 실험대상으로 삼은 이 과학자는 전환 박스에 파리 한 마리가 들어감으로 해서 파리인간으로 변해간다. 특히 데이빗 크로넨버그 특유의 질척이는 특수효과가 징그럽다.

이외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프리데터', 아벨 페라라감독의 '바디 에이리언', 웨스 크레이븐의 '공포의 계단', 마이크 니콜스의 '울프'등이 외계, 악마, 전설등 괴물영화의 소장르를 장식하고 있는오락물들이다.

〈金重基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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