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괌 추락

입력 1997-08-06 15:20:00

"새벽1시50분경 정글지역서 254명 탑승…240명이 한국인"

[아가냐(괌)] 승객 2백31명과 승무원 23명 등 2백54명을 태운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300B 여객기(기장 박용철·44)가 6일 0시55분께(이하 한국시간) 미국령 괌도 아가냐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남쪽 4.8㎞ 지점의 밀림지대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인한 정확한 사망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이날 오전 9시 현재까지 경상 30명·중화상 25명등 55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전날 오후 8시20분께 김포공항을 이륙, 이날 새벽 괌의 수도 아가냐의 A.B 원 팻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착륙직전 관제탑과 교신이 끊긴 뒤 정글지역인 '니미츠 힐'로 추락했다.

사고기에는 내국인 피서객과 신혼부부들을 비롯, 미국인과 일본인이 각각 13명과 1명이 탑승하고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들은 미해군병원과 메모리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급환자들도 섞여있어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괌 공항당국은 추락한 사고기 잔해 부근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했다.

괌 메모리얼 병원의 에두아르도 크루즈씨(의사)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으나 사고현장에서 6마일이나 떨어진 병원에서도 추락기에서 화염이 솟아나는 것이 보였다"고 설명했다.주아가냐 한국총영사관의 김동호(金東鎬) 부영사는 "사고기는 당초 0시40분께 괌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도착직전 통신이 두절됐다"며 "사고지점은 밀림지대이기 때문에 접근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측은 "오늘 새벽 1시20분께 괌 공항측으로부터 '801편이 도착하지 않고있다. 뭔가 잘못됐다(SOMETHING WRONG)'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고 비행기는 공항에 최종 접근하는 단계(FINAL APPROACH)였다"고 설명했다.

사고원인과 관련, 대한항공측은 "사고당시 제11호 태풍 티나가 괌에 상륙중이었고 활주로 진입을유도하는 공항자동착륙시스템이 고장났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회수된 블랙박스 등을 정밀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괌 정부의 진저 크루즈 대변인은 "사고기가 추락하기 직전 폭발음을 들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있었다"고 말했고, 현지 언론들은 미태평양 사령부가 괌 공항 관제탑으로부터 801편이 추락하기직전, 기내화재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기체결함 등으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에 의한 테러 등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방침이라고말했다.

승객의 대부분은 휴가철을 맞아 괌으로 관광을 떠난 가족단위 관광객들과 신혼여행객들이었으며,국민회의 신기하(辛基夏)의원 부부와 광주 동지구당 당직자등 24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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