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현상 확산 일로에

입력 1997-08-05 14:07:00

지난달 27일 합천댐 생태탐사에 나섰던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원들은 심한 녹조현상을 보이고 있는 합천댐 물을 보고 크게 놀랐다. 컵에 댐물을 담아보니 마치 녹즙같이 걸쭉해 이만저만 심각한것이 아니었다.

안동댐도 마찬가지 상태다. 안동댐에는 최근 백황색을 띤 조류 덩어리가 수면 위를 뒤덮는 매트(mat)현상까지 생기는등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다. (본보 7월31일자 보도) 안동댐의 녹조현상은지난 장마때 호수 상류로부터 질소,인등 영양염류가 유입된데다 보름째 계속된 폭염으로 표층수온이 30도 안팎으로 상승,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 가 급격히 번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낙동강 녹조도 확산 일로에 있다. 지난 95년 경남 물금 취수장 일대에 나타나던 녹조현상은 지난해 고령교 부근까지 올라오더니 올해는 그 북쪽으로 번져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낙동강 고령교지점의 경우 녹조상태를 나타내는 클로로필 A가 50~130㎎/㎥이었고 강정지점은 45~65㎎/㎥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클로로필 A 농도는 지난해 낙동강 수질검사소가 만든 조류경보제 시행안의 녹조경보 1단계(40~1백50㎎/㎥)에 해당될 만큼 높은 것이다. 조류경보제는 여름철 내내 조류경보가 발령될 지경이며 뾰족한 대책도 없다는 반대의견에 부딪쳐 무산됐다.

녹조현상의 주원인은 질소,인등 영양염류를 발생시키는 합성세제와 농약의 사용. 합성세제의 경우전체 성분중 인산염 함량 규제기준이 12%%이던 것이 지난 93년 1%%로 크게 낮춰져 합성세제자체의 문제점은 많이 완화됐으나 가정에서 과다사용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세제 한숟가락 분량만 사용해도 세탁효과를 볼 수 있으나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2~3 숟가락이상의 분량을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인체에 해를 미치는 농약도 유기인제, 카버메이트제(carbamate) 성분이 인과 질소를 함유, 녹조현상의 원인이 된다.

영양염류의 유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캠페인과 규제제도를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합성세제의 경우 생활하수 원수(原水)의 수질분석을 통해 얼마나 과다사용하는지를 파악한뒤 시민들을 대상으로 세제 사용량에 따른 수질오염 상태를 알리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일부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수질 오염의 원인인 세제 사용량을 줄이자 는 단순한 호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농약에 대해서는 현재 이렇다 할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살충효과를 높이는 농약이경쟁적으로 시중에 나오고 있다. 농약 성분에 따른 수질오염, 인체 유해도 조사를 바탕으로 질소,인 함량을 규제하고 유해성이 높은 농약에 대해서는 시판금지등 강력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할 수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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