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08-02 00:00:00

코리언 특급 박찬호-그는 한국야구 1백년사에 큰 획을 긋고 국민적 영웅으로 우리들 앞에 우뚝다가섰다. 그가 1일 시카고 리글리구장(球場) 원정경기에서 움켜쥔 10승은 한국야구사에 새 이정표를 세우는 것외에도 그 의미는 많고 크다. 우선 전세계야구선수들이면 누구나 동경하는 메이저리그에서 5연승을 거두며 일궈낸 10승은 바로 그의 소속팀인 다저스의 에이스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한 그것 하나만으로도 영웅으로 추앙받기에 충분하다. 같은팀의 일본인 노모를 제치고 동양인이 체격·언어·인종등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팀내뿐아니라 메이저리그의 에이스투수로직행한다는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신화나 다름없다. 한국인이 유독 밀집해있는 LA에서 교민들은그가 세운 금자탑으로 이젠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뽐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10승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국민들은 젊고 위대한 스포츠외교관, 그에게 병역을 면해주라고 외치고 있다.유난히 무더운 올 여름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그는 분명 청량제가 되고도 남는다. 경제가 주눅이 들고 정치판이 이전투구양상을 빚고 있는 판에 박찬호의 선전이라도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견뎌내겠느냐고 외친다. 그래서 그를 이시대 이시점에선 '정신적 대통령'이라고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마디로 우리국민들이 지금 얼마나 지치고 낙담해 있는지를 가늠해 보는 잣대이자뭔가 상큼한 변화를 갈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메리칸드림을 만끽하고 있는 그의 15승을 기원하고 반드시 월드시리즈의 새영웅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국민들의 찬사와 함께 고대한다. 축구스타 차범근에 이은 박찬호의 쾌거는 일본구장에서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고 있는 선동렬의 선전과 더불어 국민들의 가슴을 뿌듯하게 하는 충만감의 요인들이다.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들'의깨우침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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