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표아들 병역문제 여야 공방가열

입력 1997-08-01 00:00:00

국방부가 31일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 대표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 원본을 공개했음에도 불구,여야간 공방전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당사자인 이대표는 "마녀사냥"이라는 등 선전포고에 가깝게야당을 비난했으며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원본공개가 논란의 본질과는 상관이 없다며 기록표에 가필흔적이 있다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길부병무청장은 31일 국회에서 이대표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 원본을 공개한뒤 기자회견을갖고" 잘못된 기록내용은 징병검사때 가필했으나 문서 변조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김청장은 차남 수연씨의 가족란에 큰아버지 이름이 적힌 것과 관련,"85년이전 동사무소 병무직원이 호적부에서 수작업으로 부모이름을 발췌하면서 백부 백모 이름을 잘못 알고 적었다"며 "그러나 그해 징병검사때 면접관이 이를 확인,부모란 옆에 백부 백모라고 가필했다"고 해명했다. 이를수정하면서 직인을 찍지 않은 것은 가족관계가 참고사항인데다 수정이 아니라 보완이기 때문이었다는 것.

백부 백모를 적은 필체와 이대표이름을 적은 것이 서로 다른데 따른 변조의혹에 대해선"변조란있을 수 없으며 필요하면 감정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대표 이름옆에 대법원판사라고 언제 무슨 이유로 가필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두 아들의 징병검사 체중과 면제 판정시 체중이 현격히 차이나는 데도 정밀재검을 하지않은 이유를 묻자"93년까지는 입영부대 검사결과를 그대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신한국당 이대표는 이날 낮 서울 올림피아호텔에서 열린 당내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찬회를 통해 "모략과 중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구태"라고 규정한 뒤 "이를 뿌리뽑을 것을 마음속으로다짐하고 있다"고 밝혀 일전을 치를 듯한 각오였다. 또 "국가가 만든 공문서조차 날조됐다고 주장하는 정치공세를 보고 우리가 지금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뼈저리게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야권주장을 중상과 모략에 근거한 정치공세라고 몰아붙인 것이다.

그의 이같은 태도가 오히려 국민의 의혹을 증폭시킨다는 지적도 당내에 적지 않다측근중 일부도 "큰 아들 정연씨가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해명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을개진했으나 이대표가 강경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크게 세가지 의혹을 제시했다. 첫째, 변조 조작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차남 병적기록표 보호자란에 큰아버지 큰어머니 이름이 적혀 있었으며 끝부분에 기록된이대표 이름과 필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장남이름이 당시 5급판정 받은 명단중에 포함돼있지 않으며 그의 1차 신검 요약본이 아예 제출되지 않아 고의로 은폐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등이다.

국민회의는 1일 박광태사무부총장 기자회견을 통해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 8가지사항에 대해 추가 조사할 것을 요구키로 했으나 "제보에 따른 것으로 면밀한 검토작업을 더 거친 뒤 공개하겠다"며 보류했다.

정동영대변인은"병역면제 의혹의 본질은 법적 근거나 절차 등 법적 문제가 아니라 이대표가 아들에게 병역을 치르도록 노력했는지 혹은 군에 안 보내려고 법을 이용하였는지등"이라고 주장했다.논란의 초점은 병적기록표의 진실여부를 넘어선 것이란 말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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