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회 3인3색

입력 1997-07-31 14:31:00

지난 28일부터 사흘동안 계속된 방송3사 공동주관 TV토론에서 여야 3당 대선후보들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뚜렷이 대비되는 토론스타일을 보였다.

○…이대표는 당내 경선을 뚫고 집권당 후보로 선출된 직후여서인지 경선후보 당시 TV토론에 비해 답변 하나하나에 훨씬 자신감이 배어있는 듯 했으며 판결문을 쓰듯 사족을 붙이거나 군더더기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다른 두 후보에 대한 상대적인 '신선미'를 염두에 두고 신세대교체, 지역주의극복을 강점으로 제시했고, 경선후유증에 대해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을 피력했으며, 경제분야질문에서 각종 수치까지 동원, 정책적 능력을 부각시키려 했다.

다만 두 아들 병역면제 문제에 대한 질문에선 압박감을 느끼는듯 상기된 표정으로 토론 전체부분과 비교할 때 다소 장황한 답변태도를 보였다.

○…국민회의 김대중총재는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청산유수처럼 답변을 이어나가며 달변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특히 정책분야에선 외국의 사례까지 들어가며 자신의 '박학다식'을 부각시키려는 듯 했다.김총재는 "감옥에 있거나 망명생활을 하는 동안 나라를 이끌 준비를 해왔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이끌 준비가 다른 분에 비해 손색없이 돼 있다"면서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에 중점을 뒀다.김총재는 특히 '대권 4수'라는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 "일단 믿고 맡겨보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말을 여러 차례 했다.

○…자민련 김종필총재는 답변 곳곳에서 오랜 정치감각과 특유의 유머감각을 섞어 답변의 속도를조절하는 토론솜씨를 보였다.

평소처럼 다소 느릿하게 답변을 이어가면서도 주장해야 할 대목에서는 말의 속도를 빨리 하며 단호한 어조를 보였다.

'DJP' 후보단일화 협상에서 누가 후보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6.25 참전경력, 5.16 참여, 4년 6개월간의 국무총리 경력, 8선의 국회의원 경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열거하며 경륜을 부각시키려 했다. 또 5.16의 주역이라는 이미지를 의식한듯 '혁명'을 두드러지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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