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시 달성군 달성공단내 대우기전(대표 김욱한)에선 앳된 얼굴의 청소년 40여명이 잰걸음으로 아버지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대우기전측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마련한 '청소년 열린교실'에 참가한 이 회사 직원들의 자녀.
오전 8시 아버지와 함께 공장에 도착한 자녀들은 출근길 교통난을 실감한 듯했다. "북구 복현동집에서 이곳까지 50분이 걸렸어요. 오전 6시40분 집에서 출발하려니 6시 이전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학교가는 건 아무것도 아니네요" 평소 학교가기가 힘들다며 부모님께 자주 투정을 부렸다는금성현군(16·영신고 1년)은 머리를 긁적였다.
간단한 회사소개를 듣고 나선 공장견학. 아버지가 일하는 곳의 작업환경을 둘러보고는 놀라는 눈치가 역력했다. "공장안이 너무 덥네요. 사우나탕에 온 느낌입니다" 섭씨 46도를 웃도는 공장의열기와 퀴퀴한 냄새, 시끄러운 기계소리…. 자녀들은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다는 표정이었다."아버지가 어떻게 일하는지를 봐야합니다. 그래야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죠. 우리 애는 애비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이 녀석들 오늘 뭔가 느끼고 돌아가겠죠" 박상우씨(42·전장품생산부)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 두환군(14)이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 줄 알게 된 것이기쁜 듯했다.
자녀들은 아버지와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날 주름진 '아버지'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았을 것이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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