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짜리 신도시
가본 사람은 누구나 느꼈겠지만 일본의 수도 도쿄는 놓여진 길로 보자면 여러층의 거대한 건물과흡사하다. 지하층으로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놓여있고 그 위에 아스팔트 도로가 깔렸다. 다시 그위로 고가도로가 2층, 3층으로 세워져있다. 도쿄 전체가 이같은 복합공간구조다.하지만 도쿄 도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도쿄만 쪽으로 가면 2층짜리가 있다. 도쿄역에서 불과5km떨어진 바다를 매립한 신도시지역이다. 이 지역은 인공매립섬이어서 지하층이 없고 기초가약해 여러층을 올리지 못하니 2층일 수밖에 없다. 신도시의 2층에 놓인 길이 도쿄 임해선(臨海線)이다.
도쿄의 7번째 부도심으로 개발된 이 지역은 국제전시장, 과학관, 해변공원 등이 건설돼 도쿄의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도쿄와는 지난94년 개통된 레인보우 브리지로 연결돼 있다. 이름그대로 무지개형 다리. 신도시는 입구인 다리의 조형에서부터 새로운 냄새가 물씬 풍긴다.다리를 건너면 낡은 도시인 도쿄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건물들은 아직 페인트 냄새가 남직하게 보이는 새것들이다. 건축물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건물 하나하나가 건축미학을 최대한살린 작품. 그러나 신도시 상당부분이 공터로 남아있어 아직은 개발중임을 보여준다. 후지TV같은회사들이 발빠르게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이사오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도쿄도는 21세기 초반까지 이 지역을 취업인구 10만, 거주인구 6만3천명 규모의 부도심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신도시 교통수단
1900년대 초반부터 매립이 시작된 이 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은 197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도시계획의 기본은 기반시설. 그 가운데 도로를 어떻게 건설하고 어떤 교통수단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레인보우 브리지 건설도 비슷한 시기에 계획돼 병행건설 문제도 고려해야했다. 신도시가 완성됐을 때 도심을 오가는 인구는 대개 시간당 1만~2만명으로 추산됐다. 여기에지하철이 불가능한 점과 경제성을 고려, 경전철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경전철 도쿄 임해선은 레인보우 브리지가 완공된 이듬해인 95년 11월 개통됐다. 이름은 유리가모메. 도쿄의 도조(都鳥)인 검은머리 갈매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1.9㎞를 24분에 주행하는 노선의 출발점은 도심인 심바시(新橋). 여기서 수도고가도로를 따라 도쿄만의 부두지역을 통과, ㄱ자로 꺾이는 레인보우 브리지를 건너면 신도시다. 유리가모메는 운행의 안정성을 위해 270도 회전한 뒤 다리를 건넌다.
신도시내에는 세계의 최신정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주고받은 텔레콤센터, 일본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국제전시장 등에 역이 들어서있다. 열차에서 내리면 현대풍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역사건물 역시 신도시에 어울리게 디자인된 것. 역광장도 신도시 이미지를 살리느라 고급자재를 써깔끔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삿갓쓴 사무라이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해 설계자의 의도가 궁금하게 만든다.
날씬한 역사와 차량에 비해 구조물은 육중하다. 중앙분리대를 이용, 도로잠식을 최소화했지만 매립지이기 때문에 기초공사를 최대한 깊게, 파일을 많이 박았다. 지주나 궤도 역시 튼튼함을 우선했다. 지진, 해일이 많은 일본으로서는 당연한 일.
멋도 내고 안전함도 찾다 보니 비용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비싸게 들었다는 설명이다.기반시설 하는데만 1천1백50억엔이 투입됐다고 하니 km당 1백억엔, 우리 돈으로 약8백억원이 든셈이다. 차량, 차고, 회사건물 등을 짓는데 든 5백50억엔은 별도.
▨무인자동운전
유리가모메는 95년11월 개통후 지금까지 20개월만에 3천3백만명을 수송했다. 이용객은 당초 신도시 주민, 직장인을 예상했으나 관광객이 늘면서 각양각색이 됐다. 직접 타본 월요일 낮에도 승객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우리로 치자면 전국 곳곳의 계모임에서 단체여행온 것처럼 보이는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차량의 창문은 일반 교통수단보다 훨씬 크게 설계돼 해변의 시원한 전망을 보여준다. 또 측면유리는 곡선으로 처리해 승객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준다. 관광객들의 흥미거리로 안성맞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5월 하루평균 7만5천명이 이용할 정도로 이용객이 늘고 있다. 출퇴근 시간 때는 5분간격으로 운행해 시간당 편도 6천명까지 수송한다.
그러나 많은 이용객에 비해 운영회사 직원수는 모두 합쳐 1백40명에 불과하다. 최근에 개통된 신교통수단답게 첨단 시스템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무인운전이라 기사가 필요하지 않고 역무자동화에 의한 무인운영을 실현한 것이 인력절감의 가장 큰 이유라는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주행로는 콘크리트로 고무타이어 주행방식이다. 적설, 동결에 의한 주행로 폐쇄를 방지하기 위해주행로 바닥에 가열장치가 설치돼있다. 이상기상조건에 대한 방재관리시스템도 중앙지령소에서조정이 가능하다.
일본의 11번째 신교통수단인 유리가모메가 추구하는 목표는 쾌적성, 저공해성, 정시성, 자동화설비.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연구중인 유리가모메는 신도시와 함께 아직도 개발중이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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