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젠 내부감사"

입력 1997-07-30 14:21:00

감사원이 다른 정부기관에만 쏟아온 직무감찰력을 최근 안으로 돌려 내부 기강잡기에 힘을 쏟고있다.

지난주 과장급 이상 직원의 4분의 1가량이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감사원은 곧바로 자체기강확립에 돌입, 지난 80년대초 이후 최강도의 기율확립 바람이 불고있다는게 직원들의 공통된인식이다.

한 관계자는 "임기말 공직자 기강확립을 올 하반기 주요 감사테마로 잡은 이상 다른 기관을 탓하기전 솔선수범이 필요한데다, 지난해부터 터져나온 몇몇 중하위 직원들의 금품수수도 전반적인기강해이 때문이라는 자성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화중의 하나는 점심시간.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은 11시50분부터 식사가 가능하고 외부 점심도 원칙대로 12시부터 1시까지만 허용된다. 11시30분을 넘기면 술렁거리기 시작해 1시가 넘도록 이어지던 점심시간 관행에 철퇴를 가한 것.

경비실에서 외출시간을 엄격히 체크하는데다 정문 앞에 포진한 복무담당직원들의 눈을 의식하다보니 직원들이 불편해서라도 점점 점심 외출을 안한다는 설명이다.

점심시간 뿐 아니라 출·퇴근시간도 교과서대로 지키도록 하고 있다.

'머리 식히기'의 명분으로 통제받지 않아온 사무실내의 컴퓨터 오락행위도 단속대상에 올랐다. 게임디스켓은 모두 회수하고, 입력된 게임 프로그램은 지웠다.

규칙위반에 가해지는 벌점은 1차가 구두로 주의를 주는 것이다. 구두 주의가 3번 쌓이면 인사에영향을 미치는 정식 경고를 받는다. 이미 직원 10여명이 주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감사대상기관들의 여름휴가기간이 끝나고 내달 중순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감사가 재개되면 출장과감사에서도 보다 엄격한 룰을 적용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감사기간을 연장하거나, 불필요한 서류복사를 요구해 감사대상기관에 폐를 끼치는 것이감사 준비가 부족한데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사전준비가 철저히 끝나야 현장출장을 내보낼 생각이다.

감사실적도 모두 개인별로 관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큰 적발사항만 기록했으나 앞으로는 4백여명의 감사요원에게 1등서부터 꼴찌까지 등수를 매기는 것이다.

이 결과 하위그룹에게는 재교육이나 출장통제 등의 처분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그렇다고 징계를 했다거나, 많은 액수의 변상판정을 내렸다고 후한 점수를 주는것은 아니고, 결과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주의처분에 그쳤다하더라도 적발내용이 훌륭하다면 높이 평가할 방침이다.주목되는 것은 기강확립작업에 대해 직원들의 볼멘 소리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감사원 감찰관계자는 "점심시간을 지키거나, 컴퓨터 게임을 지우는데 직원들이 의외로 잘 따라줬다"며 "'잘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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