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도 세력다툼을 한다. 집단을 이루거나 개체별로 일정한 행동반경을 설정, 다른 곤충이 들어오면 밖으로 쫓아버리려 하는 것이다. 같은 종류의 곤충일지라도 개체에 따라 세력권의 차이가 있으며 넓은 지역을 세력권으로 가지는 것은 좁은 지역을 세력권으로 하는 것보다 우위를 점하고있다 하겠다. 그러나 투쟁력이 약한 개체가 일단 세력권을 확보하여 그 곳에 살게 되면 그 지역에는 아무리 강한 개체가 침범하더라도 반드시 추방된다. 남의 세력권에 들어가면 겁장이가 되는심리적 기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세력권 확보를 위한 투쟁은 보통 위협의 수준에 머물뿐 상처를 입히거나 죽이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집단적으로 세력을 형성하는 곤충들은 흰개미, 개미, 꿀벌등 사회성이 강한 것들이다. 일본왕개미의 경우 세력권의 범위가 직경 10m나 되며 이 세력권내에 다른 개미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면서 새끼를 기르거나 확보된 먹이를 지킨다.
사무라이개미는 고대 서구사회의 노예상인이나 정복자를 연상시킨다. 이들은 곰개미의 번데기를포획, 성충이 되면 노예로 부린다. 곰개미에게 일을 시키고 자신들은 이를 관리하는 것이다. 호전적인 이름에 걸맞게 사무라이개미는 곰개미 집이 대여섯개 있으면 이를 자신의 세력권으로 삼으며 집에서 20m 정도까지 사냥하러 가는 일도 있다.
명주잠자리의 애벌레, 왕잠자리등은 개체로서 세력권을 가지는 곤충들이다. 명주잠자리의 애벌레는 건조한 모래땅에 서식하며 작은 구덩이같은 함정을 파고 거기에 빠지는 개미등을 잡아먹어 개미귀신이라고도 불린다. 그 구덩이가 다른 것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으면 다른 구덩이를 만들어이동한다. 먹이경쟁을 피하는 것이다.
왕잠자리는 연못위를 빙빙 돌아다니며 일정한 세력권을 확보, 이곳에 들어오는 다른 벌레를 잡아먹는다. 여기에 다른 왕잠자리가 가까이 오면 멀리 쫓아버린다.
이처럼 세력권을 갖는 것은 수컷이 대부분으로 암컷은 그다지 세력권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아마 종족보존을 위한 교미의 기회를 스스로 물리치지 않으려는 배려가 아닐까.
김중락〈영남자연생태보존회·곤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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