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화가 보티첼리작 '봄' 새롭게 해석

입력 1997-07-28 14:20:00

'비너스의 탄생'으로 유명한 르네상스시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1478년에 완성한 유화 '라 쁘리마베라'(봄)에 담긴 의미를 최근 한 연구가가 해석, 눈길을 끌고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의 하나로 평가되는 이 그림은 16세기 바사리에 의해 봄에 대한 알레고리라는 해석이 처음 나왔으나 학자와 연구가, 애호가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최근 이탈리아의 저명한 고전문헌학자이자 중세학 교수인 클라우디아 빌라가 이 그림의 진정한 의미를 풀었다고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학술지 '라 레쁘브리카'에 발표한 그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봄'은 로마신화의 머큐리신과 필로로그의 결혼식 장면. 꽃잎으로 된 옷을 입고 있는 여자는 흔히 해석하는 봄이 아니라 수사법이라는게 빌라교수의 해석이다. 아폴로에게 필로로그와의 결혼 허락을 받고 있는 머큐리신과 꽃의 여신플로라, 요정, 큐피드, 세 여자등 여덟명의 등장인물은 보티첼리가 회화에서 인격화시킨 대상들이다. 배경화면에 나타난 숲의 나무가지를 뒤덮고 있는 포메스(가시열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황금사과의 낙원을 지킨 네 자매 헤스페리데스의 열매라고 해석했다.

이 작품은 보티첼리가 중세의 유명한 언약집인 마르찌아노 카펠라의 '머큐리와 필로로그'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이라고 빌라교수는 주장했다. 어떻든 '라 레쁘브리카'지는 그동안 곰브리치, 버크하르트, 아비 바부르그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석보다 그의 해석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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