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로 신원확인 '현금인출기' 나온다

입력 1997-07-24 14:01:00

사람의 안구속에 있는 홍채는 동공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고 영상을 선명하게 하는 역할을한다.

그런데 이 홍채는 사람의 신체 가운데 가장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수축자국, 줄무늬, 구명, 콜라겐섬유질, 구불구불한 맥반, 고리, 반점 등의 배열이나 구조는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다.또 얼굴모습이나 목소리 지문 등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조금씩 바뀌지만 홍채는 1~1.5세이후에는 변하지 않고 시력손상없이는 수술로도 바꿀수 없다.

홍채의 이같은 특징을 활용, 신분을 확인하는 현금자동인출기가 곧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뉴저지의 센사사(社)와 세계 최대의 현금자동인출기 공급사인 영국 NCR사는 지난달 홍채인식 현금자동인출기 양산에 합의했다. 이들 두 회사는 올 4/4분기쯤 신형 현금자동인출기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센사사의 홍채인식시스템은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와 컴퓨터및 통신접속장치로 구성돼 있다.현금자동인출기에 부착된 디지털 카메라가 사람의 눈을 촬영하면 내장된 컴퓨터가 전자화상 이미지를 중앙시스템으로 전송하고 중앙컴퓨터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가동, 신원을 판별한다.홍채 특징을 중앙컴퓨터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약 1┾거리에서 비디오카메라로 홍채를 촬영한뒤 리얼타임 이미지프로세싱 을 이용, 홍채의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파일로 저장한다.

이 장치가 본인여부를 식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2초. 콘택트렌즈를 낀채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센사사의 토마스 드루리 사장은 홍채 인식시스템은 은행 현금카드 사용자의 신분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 이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4자리 비밀번호는 은행 거래에서 곧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홍채인식시스템은 현금자동인출기뿐 아니라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한 홈쇼핑이나 홈뱅킹에도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은 취약한 보안시스템. 현재의 이용방식으로는 해커가 마음만 먹으면 신용카드의 번호를 빼내 범죄에 이용할 수 있고 카드사용자와 카드이용자가 같은 사람인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홍채인식 카메라를 가정용 PC에 부착하게 되면 이 같은문제는 사라지게 된다.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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