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재생불량성 빈혈 앓는 선민이

입력 1997-07-22 14:15:00

"자식이 감기만 걸려도 안타까운게 부모 마음입니다. 하물며 피가 모자라 목숨만 겨우 붙어있는딸을 그저 바라만 봐야하는 엄마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대구 범물여중 1년 선민이(14)는 벌써 3년째 '재생 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다. 몸속에서 피를 만들 수 없는 병. 때문에 평균 3~4주마다 수혈을 해야 한다. 골수이식만 받으면 살 수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골수를 나눠줄 형제가 없고 수술비만 1억원이 넘기 때문.

선민이에겐 아빠가 없다. 아니, 어디있는지 모른다. 선민이만 낳아놓고 무책임하게 떠나버렸다. 엄마(46)가 식당일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것도 끝. 완치된 줄 알았던 척추 디스크가 재발해 엄마도 병원 신세를 져야 할 형편이다. 학교 선생님들과 반 친구들이 거둬준1백여만원 남짓한 돈을 쪼개쓰고 있다.

입원은 꿈도 못꾼다. 한번에 약값만 1백만원, 입원비까지 합치면 4백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약물치료 부작용으로 몸이 붓고 감기가 끊이질 않는다. 한번은 열흘을 줄곧 코피를 쏟아냈다.하지만 희망은 여전히 선민이 편. 선민이는 일요일마다 성당을 찾아가 기도한다. "부디 빨리 제병을 낫게 하셔서 고생하는 우리 엄마 편안히 모실 수 있게 해주세요"

연락처 783-8764.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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