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대표와 지역기반 중복

입력 1997-07-22 14:30:00

"집단탈당사태 재연 우려"

신한국당 대선후보로 이회창후보가 결정됨에 따라 자민련에 비상이 걸렸다.

김종필총재와 같은 지역기반을 두고 있는 이후보의 당선으로 김총재의 정치권 위상자체가 흔들릴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또 당내 일각에서는 이후보의 당선으로 당의 운명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도 팽배해지고 있다.

물론 당장 현실화는 어렵겠지만 지난해말 최각규강원지사의 탈당 등 집단 탈당사태가 충청권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연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자민련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충남 예산의 재선거에 대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당무회의 석상에서까지 이후보가 당선될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자체 판단한 자민련은이후보가 당선되자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김총재는 스스로 21일 예산현지로 내려가 2박3일동안 현지 여론잡기에 나섰으며 전체 12개 읍면에 국회의원 1명씩을 지역책임자로 활동하게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또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 협상도 문제다. 국민회의측은 이후보가 여당후보로 당선됨에 따라김총재가 김대중총재에게 후보를 양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마련됐다며 후보단일화 협상을 낙관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김총재는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동안 야권후보를 따내기 위해 자민련측에 상당폭의 양보안을 내놓았던 국민회의측이 이마저도 거둬들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김총재가 구상해 온 보수대연합 구상도 장애물에 부닥쳤다. 여당에서 이수성후보나 이한동후보가 당선될 경우 제휴가능성을 타진해왔던 김총재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가장 껄끄러운 이후보의당선으로 자신의 구상을 접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여당의 분열로 이삭줍기까지 구상했던김총재는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이후 가장 어려운 사정에 직면한 인사는 자민련의 김종필총재라는 것이분명해 보인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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