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거리는 대구 전기도 더위 먹었다

입력 1997-07-22 14:56:00

자정까지 섭씨 30도의 열대야가 계속돼 대구 지역에서 전력 과부하로 인한 정전사고가 잇따르는등 시민들이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장마후 찜통더위로 인한 갖가지 사고가 빈발할 것으로 보여 질서·양보·고운말쓰기등 폭염을 이기는 시민들의 지혜가 요망된다.

21일 오후 7시30분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상동에 있는 지중선과 전신주를 잇는 2만2천9백V 고압선(지름 약30㎝) 연결부분이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수성구 두산동, 상동, 범물1·2동 지역이 약 3시간동안 정전돼 5천여세대 3만여 주민들이 무더위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었고 일부 시민들은 한국전력 동대구지점을 찾아가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날 밤 팔공산 송신소 부근, 서구 내당동, 동구 신암동, 북구 산격동 등지에서도 과부하에 따른 정전사고가 일어났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수성구 범물동 두산아파트와 인근 빌딩에서는 작동중이던 엘리베이터가 멈춰여중생 황모양(14)과 회사원 조모씨(44)등이 40분 가량 갇히기도 했다. 가로등과 교통신호등까지작동하지 않아 동대구로 일대와 수성구 들안길 지역에서 퇴근길 차량들이 심한 혼잡을 빚었고 운전자들이 교차로에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21일 오후 3시20분쯤 경북 문경시 영신도 영신유원지 앞 영강 보에서 친구 2명과 멱을 감던김환수군(11·점촌초등6년)이 높이 75㎝, 너비 1.5m의 수문에 빨려들어가 숨졌다.대구기상대는 22일 "35도를 넘는 가마솥 더위와 열대야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북상중인 제9호 태풍 '로지'가 26일 쯤 우리나라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더위가 한풀 누그러지겠다"고 예보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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