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4일 미국의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는 약 5억㎞의 긴 여정을 마치고 화성에 무사히 도착하여 임무수행에 들어갔다. 그 머나먼 거리를 7개월간이나 날아가 계획했던 지점에 오차없이, 그것도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착륙시킨 첨단과학기술의 힘에 경이로움마저 느낀다.패스파인더의 착륙위치와 시간의 정확함은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의 공전궤도에 관한 브라헤의관측과 케플러의 연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609년 케플러는 그의 스승 티코 브라헤가남긴 화성의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화성을 비롯한 행성들의 운동법칙을 발견하였다. 브라헤는 망원경이 발명되기 전 오로지 육안과 허술하고 단순한 도구로 평생을 걸쳐 관측한 방대한 자료를제자에게 남겼으나, 위대한 천문학자로 역사속에 기록된 제자의 영광 뒤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사실 어떠한 천문학적 발견도 오랜 시간 근면하고 인내심있는 관측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분야의 특징이다. 그래서 케플러 뒤에 가려진 브라헤의 업적은 제자의 발견 못지않게 위대한 것이다.
현대문명을 꽃피게 한 많은 과학적 발견이나 발명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위대한 발견자나 발명자의 뒤에는 반드시 이름없는 조력자가 있게 마련이다. 이들은 낮에 눈부신 태양빛에 가려져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별빛과도 같다. 왓슨과 크릭에게 DNA의 선명한 X선사진을 제공하여 왓슨-크릭모형을 발견케한 윌킨스가 이들과 함께 노벨상을 공동수상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예외에가깝다. 케플러의 연구를 토대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튼은 만년에 이렇게 말한다. "나는내가 세상에 어떻게 보여질지는 모른다. 다만 나는 내앞에 펼쳐진 미지의 진리의 바다 앞에서 매끄러운 돌이나 예쁜 조개껍데기를 줍는 아이처럼 살아온 것 같다"조력자들 역시 스스로가 세상에어떻게 비쳐질지는 모르나 진리의 파편을 줍고 옆에서 같이 기뻐하는 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갔을것이다.
사회의 여러분야에서 역사속의 인물이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들이 남을돕는 기쁨을 알때, 단단하나 너무 모가나 버려지는 돌이 되기보다 훌륭한 건물의 튼튼한 벽돌이되는 또하나의 의미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현대의 티코 브라헤, 패스파인더의 화성착륙이 있기까지 땀을 흘려온 익명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계명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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