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경선 결산 기자 방담

입력 1997-07-19 14:41:00

헌정사상 첫 자유선거로 치러질 신한국당의 경선이 우여곡절끝에 대단원의 막을 내릴 시점에 왔다. 이틀후면 경선 대장정이 종지부를 찍는다. 기자방담을 통해 경선의 의미와 화제,이슈 그리고연속된 긴장의 순간을 정리해본다.

▲여당 첫 자유경선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까.

▲상호비방과 괴문서 사건, 금품살포의혹 사건 등이 터져 다소 혼탁한 양상을 보여주었지만 여당사상 첫 시도치고는 나름대로 평가를 받을 만 해요. 경선판 자체가 깨지지도 않았고 이탈자도 아직은 한명도 없어요. 박관용사무총장도 언론이 역사적 의미를 너무 간과하고 대립과 갈등만 부추긴다고 불평을 했어요. 그는 사활을 건 권력투쟁을 감안하면 나중에 2명정도 탈당하더라도 성공적이라고 자평했을 정도입니다.

▲물론 막판에 금품살포의혹 사건이 터져 당내가 긴장감에 휩싸였죠. 결국 박찬종후보가 실체를공개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아 싱겁게 끝나버렸습니다. 특히 한때 유력주자였던 이수성후보의 중대결심도 관심거리였죠. 이후보는 경선결과에 연연치 않고 이제부터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정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뜻을 비쳐서 정가의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시종 따라 다닌 것은 아마도 김심(金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중립을견지했습니다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봐서 처음에는 이수성후보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어요. 뜻대로안되니까 중립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추측들입니다.

정가에서는 영부인 손명순여사가 이수성후보 부인인 김경순씨와 각별한 사이라는 말도 회자되면서 안방정치 구설수도 나왔어요.

▲범민주계그룹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지난달 3일 정식 발족하면서 김심논쟁이 부상했어요.대단한 위세를 떨쳤지요.

▲결과적으로 현재 이회창후보가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우선 운도 적지 않게 따랐던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최형우고문이 쓰러지면서 대표로 임명되었고 또 민주계의 기둥이 없어진 게 큰 득이 되었죠. 그 뒤 한보사건과 대선자금사건 등이 터져 주었고 이인제후보가 일약 부상하며 이수성후보를 잠재우면서 부동의 1위를 고수했어요. 필마단기 그에게 김윤환고문을 위시한 민정계세력들이 가세한 게 천군만마역할을 했어요. 의문이 남지만 김영삼대통령이 전당대회 시기나 대표직사퇴 논란때 이후보의 손을 들어 준게 결정적인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운동기간동안 내내 주시의 대상이었던 각후보간 합종연횡은 결국 별다른 성과가 없는쪽인 것 같습니다. 상황적 요인이 컸어요. 가령 이수성후보와 이한동후보의 경우도 이한동후보 지지가 상승하면서 연대논의가 중단되었다는 후문입니다.

▲이번 경선기간중 가장 큰 사건은 정발협의 탄생과 좌절이었어요. 지난달 3일 1백20명의 지구당위원장을 거느리며 출범했지만 불과 한달만에 허무하게 좌초했어요.

▲사실 정발협은 내내 당시 이회창대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어요. 지난달 22일 대통령이 외유에 나서자 격렬하게 대표직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이대표를 정발협 지지후보에서 제외시키기로 했을 정도로 이대표를 적대시했습니다. 어쨌든 이 과정에서 반이(反李)연대가 강화되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17일에는 민정계출신 인사들이 정발협을 견제하기 위해 '나라위한 모임'을 결성하는 바람에 당내 민정계와 민주계간의 갈등이 심화되었어요.

▲정발협의 와해에는 이인제후보의 부상과 김대통령의 김심논쟁 차단노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직이 깨어지면서 민주계내의 집안싸움도 볼만했어요. 7일 서청원간사장이 사퇴하면서 보인 서간사장과 김운환의원간에 '인간×××'등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은 민주화동지로 보기에 어려웠습니다. 권력앞에서 분열하는 추한 모습을 보였죠.

▲이번 경선의 최대돌풍은 역시 이인제후보였습니다. 6월중순쯤 TV토론회가 끝난 직후에 실시된여론조사에서 이후보가 상상을 초월한 대약진을 보였어요. 시중에는 이인제후보 얘기로 들끓었어요. 박정희향수와 맞물린 탓도 있었죠.

▲아이러니컬하게도 이후보의 수직상승은 국민 지지면에서 박찬종후보에게, 당내지지도면에서 이수성후보에게 타격을 주는 계기를 만들었어요.

▲ 이수성후보도 혜성처럼 나타나 주목을 받았죠. 그러나 "너무 청와대만 쳐다보다가 세월을 보냈다"는 모민주계 중진의 말이 의미심장했던 것 같습니다.

▲5일부터 시작된 합동연설회도 시끌벅적했죠. 시간이 갈수록 정치신인들의 연설솜씨도 늘었어요.경선에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대선의 지역선거의 재판이었다는 비아냥도있었죠.

▲이외 이수성후보와 김윤환고문간의 진짜, 가짜 TK논쟁도 화제였고 지난달 18일 이홍구후보의사퇴도 신선한 충격을 주었죠.

▲역시 이번 경선과정에 가장 큰 사건은 지난 1일과 2일 의원회관에 뿌려진 이수성가계를 비난하는 괴문서 파동과 박찬종후보가 제기한 금품살포 의혹사건이죠. 오히려 이회창후보에게 플러스영향으로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경선과정때는 김심의 향배 때문에 지난 경선때보다도 위원장들의 눈치보기가 더욱극심했어요. 대구 경북지역도 마찬가지였어요.

▲김윤환고문과 강재섭의원은 일찌감치 이회창후보쪽에 섰어요. 장영철, 권정달, 임인배의원은 이수성후보를 지지했지요. 결국 관망파중 다수가 이회창후보쪽에 가세했습니다. 김광원의원은 지난11일에, 김종신위원장은 17일에 이회창캠프에 뒤늦게 합류했어요. 다만 이상득, 김찬우, 김석원의원은 이수성후보쪽에서 발을 빼고 중립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회창후보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지만 한달전쯤 정발협이 이수성후보를 지원하는 기류를 보이면서 다수가 동요한 적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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